신청 안 해도 받는 아동수당·부모급여
아이의 탄생을 알리는 출생신고가 완료되면, 보호자가 별도로 신청 절차를 밟지 않아도 아동수당과 부모급여, 그리고 첫만남이용권이 자동으로 지급된다. 또한 생계가 막막한 위기 가구의 경우, 당사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생계급여 등을 대신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정보 부족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대상자를 먼저 찾아 나서서 지원하는 '선제적 복지' 체계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이러한 변화를 골자로 하는 사회보장급여법, 기초생활보장법, 아동수당법, 장애인연금법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2월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일 공포된 '복지급여 신청주의 개선 법률'의 후속 단계로, 공무원의 직권 신청 대상 범위와 신청이 간주되는 시점, 그리고 급여 지급에 필요한 구체적인 서류 등을 명확히 규정했다.
공무원 직권 신청 범위 확대와 절차 간소화
우선 아동수당과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은 기존의 복잡한 신청 절차가 완전히 폐지된다. 현재는 보호자가 직접 신청서를 제출해야만 급여를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출생신고가 접수되면 지방자치단체가 보호자에게 계좌번호 확인을 위한 동의서를 요청하고, 이를 받은 뒤 즉시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지급 결정 통지 기한 역시 '신청일'이 아닌 '동의서 등 관련 서류를 모두 수령한 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다만 재외국민이나 북한이탈주민, 난민 아동의 경우에는 주민등록 신고일, 입국일, 또는 난민 인정일 등을 지급 기준일로 삼는다.
공무원이 대상자를 대신해 급여를 신청할 수 있는 권한도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과 같은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본인 동의 없이 직권 신청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그 범위가 넓어진다. 최근 1년 내에 고독사 위험군이나 위기 가구로 3회 이상 발굴된 경우, 혹은 자살 시도자나 자살자가 발생한 가구에서 주 소득원이 경제력을 상실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또한 긴급지원을 받았음에도 위기 상황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담당 공무원이 판단할 때도 생계급여 등을 대신 신청할 수 있다.
금융정보 조사 및 신청 간주 제도 도입
직권 신청 이후 수급 자격을 검증하는 과정도 정비된다. 생계급여는 소득과 재산 기준을 따져야 하므로 금융정보 조사가 필수적인데, 기존에는 본인과 부양의무자의 금융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직권 신청이 이루어진 경우 동의 없이도 조사가 가능하다. 단,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사 범위는 수급권자 본인으로만 국한된다.
이미 다른 복지 서비스를 이용 중인 수급자가 새로운 급여 대상에 해당할 경우, 별도의 신청 없이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하는 '신청 간주' 기준도 마련되었다. 기초생활보장 급여,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아동수당, 장애수당, 한부모가족 복지급여 등을 받는 사람이 다른 급여 대상자로 확인되면 즉시 신청 절차가 진행된다. 예를 들어 생계·의료급여 수급자가 장애인연금 대상자로 확인되면, 시군구가 이를 확인한 날을 신청일로 간주한다.
장애인연금 탈락 이후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신청한 이들에게도 신청 간주 제도가 적용된다.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소득과 재산 자료를 검토해 수급 가능성을 확인하면 별도 신청 없이도 심사가 진행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에게는 신청이 처리되었다는 사실을 전화나 문자로 안내하며, 소득 및 재산 신고서만 제출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하여 내년 1월 2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며, 관련 의견은 복지부나 국민참여입법센터 누리집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