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사라진 오프라인의 흔적

오늘날 사진의 개념은 휴대전화 속에 날짜별로 차곡차곡 쌓인 방대한 데이터로 통용된다. 과거 사진관을 방문해 필름을 현상하거나 인화물을 손에 쥐던 오프라인 방식의 경험은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과거 영상 촬영의 전유물이었던 휴대용 비디오 카메라인 캠코더는 한때 큰 인기를 누렸다. 캠코더 기술이 발전하며 기기의 크기는 점차 경량화되었으나,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들의 입지를 위협했다. 현재는 스마트폰 하나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물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까지 모두 수행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서랍 구석에서 마주한 17년 전의 기억

최근 이사 작업을 하던 중, 마치 골동품처럼 느껴지는 두 가지 물건을 찾아냈다. 하나는 2009년 미국 연수 당시 각종 프로젝트와 인터뷰 수행을 위해 사용했던 손바닥 크기의 캠코더다. 당시 정보기술(IT)의 중심지였던 미 서부 실리콘밸리 인근 대학에서 사용했던 이 기기는, 당대 가장 작고 가벼운 최첨단 모델이었기에 상당한 고가였다.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 기기는 서랍 한편에 머물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를 통해 문득 연수 시절의 향수가 밀려왔다.

또 다른 발견물은 대학 시절 함께 해외를 여행했던 친구들과 4년 전 개최한 25주년 기념행사에서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다. 시간이 흘러 다소 흐릿해진 즉석 사진 속에는, 어느덧 40~50대가 된 20명의 인물이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날의 순간을 간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