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진행하며, 이번 예산안이 대한민국을 대체 불가능한 선도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미래 선점형 예산이자 국민 모두의 성장을 견인할 성장 확산 예산임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의 긴밀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K자 성장의 한계 극복과 대전환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른바 ‘K자형 성장’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성장이냐 분배냐를 두고 벌이는 낡은 이분법적 논쟁을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지역이나 계층, 소수 기업에만 성과가 쏠리는 ‘소수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과 지역이 성장의 결실을 고르게 향유하는 ‘모두의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2.8% 증액한 820조 9,000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재정 투자이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민생 일자리 창출과 서민 금융 지원, 주거 안정을 골자로 하는 ‘3대 민생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 성취에 발맞춰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 미래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고자 살림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지출 구조조정
새롭게 도입되는 미래대응기금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에 대처할 혁신적 재정 안정 장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확보된 추가 세수는 청년,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 및 인재라는 4대 핵심 축에 집중 투입되어 사회적 격차를 완화하고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는 담대한 투자와 비효율 제거, 재정지출 우선, 지방 우대라는 세 가지 원칙이 적용되었다.
정부는 모든 재정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여 2,100여 개 사업을 폐지하는 등 총 6,476개 사업에 대해 107조 2,000억 원 규모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민생·복지 측면에서는 청년 예산을 올해보다 53.5% 늘린 43조 3,000억 원으로 책정하고, 공적 임대주택 10만 6,000호를 공급한다. 또한 기준 중위소득을 6.7% 인상하고, 복지 급여 신청 방식을 '자동주의'로 전환해 수급권자의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AI·미래 기술 및 국방·안보 투자
지방 주도의 성장을 위해 국토 대전환에 33조 원을 투입한다. 세종시로의 중앙행정기관 44개 단계적 이전과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 확정, 지방 국립대 30개교 등록금 전액 지원 등이 포함된다.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을 35개 군으로 두 배 늘려 공익직불금 3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경제의 기초 체력을 위해 AI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단행된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잇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21조 3,000억 원을 투입하며, 연구개발(R&D) 예산은 역대 최대인 39조 5,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2조 8,000억 원을 투자하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도 43만 대로 늘린다.
국방 예산은 73조 3,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8.2% 증액되었다. 이 대통령은 핵추진잠수함과 KF-21 등 핵심 전력을 확보하고 AI·로봇 기반의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해 스마트 강군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1조 4,000억 원 규모의 자원안보기금을 신설해 석유 비축시설을 2,000만 배럴 추가 확보하고 공급망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예산안이 12월 2일까지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요청하며, 정부는 열린 자세로 대안을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