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마리 희귀 조류 확인된 대왕암공원 해상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인근 해역이 희귀 철새들이 머무르며 이동하는 핵심적인 경로임이 확인됐다. 울산시는 조류 탐색 전문 단체인 ‘짹짹휴게소’와 협력하여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대왕암공원 주변 바다를 조사했다. 그 결과, 총 12종에 달하는 희귀 철새 1만 824마리가 이 일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고 2일 발표했다.
슴새 대거 발견 속 멸종위기종 뿔쇠오리도 관찰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종은 9,626마리로 집계된 슴새였다. 뒤를 이어 지느러미발도요가 846마리 관찰되었으며, 제비갈매기는 264마리, 알류샨제비갈매기는 39마리가 발견됐다. 이 외에도 바다제비 24마리, 한국동박새 14마리, 그리고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뿔쇠오리가 4마리 확인되었다. 특히 뿔쇠오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종(VU)으로 분류되며, 알류샨제비갈매기와 슴새, 바다제비는 모두 준위협종(NT)에 속해 있어 생태적 가치가 높다.
기후변화 반영된 미조와 이례적 조류의 등장
이례적인 조류의 출현도 이어졌다. 지난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는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월동하는 분홍찌르레기의 어린 개체 1마리가 대왕암공원에서 포착됐다. 2000년 경기 양수리에서 첫 기록이 나온 이후 국내 관찰이 매우 드문 미조(길 잃은 철새)인 분홍찌르레기가 나타난 것이다. 또한 지난 8월에는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을 무대로 서식하는 갈색얼가니새 1마리가 대왕암공원 앞 동해상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중간 기착지로서의 중요성과 생태적 의미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거주하는 조류들이 목격된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등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홍찌르레기 같은 종이 울산에서 처음 발견된 사실은 대왕암공원 해안이 철새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중간 기착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