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변화가 바다 영양 균형 흔든다

봄철 강수량의 변동에 따라 강물이 바다로 운반하는 탄소, 질소, 인의 총량과 그 구성 비율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해서 모든 영양분의 유출량이 일제히 증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포항공대(POSTECH) 감종훈 환경공학부 교수와 김예나 통합과정생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3년까지 한반도 내 19개 주요 하구의 관측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2일 발표했다.

육지에서 바다로 이동하는 강물은 탄소와 질소, 인을 실어 나르며, 이러한 영양분은 연안 수질과 식물성 플랑크톤의 증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봄은 건조한 시기를 지나 강수량이 급증하는 계절로, 강물의 흐름과 강수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각 하구의 총유기탄소, 총질소, 총인 농도를 하천 유량 및 강수량 자료와 대조하여 분석했으며, 봄철 강수량을 기준으로 강수량이 적은 해, 평년, 많은 해를 구분해 영양분 유출량과 그 비율을 비교했다.

성분별 유출 반응 차이 뚜렷

이번 조사 대상이 된 하구들에서 봄철 바다로 유입된 영양분의 약 73~80%는 서해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 중 봄철 영양분 유출량은 매년 탄소 503t, 질소 668t, 인 53t씩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강수량 변화에 따른 성분별 반응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탄소와 질소는 비가 적은 해에 유출량이 34~35% 감소했으나, 비가 많은 해에는 29~40%가량 늘어났다. 반면 인은 비가 적은 해에 57%나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가 많은 해의 증가 폭은 단 1%에 불과했다. 이처럼 비가 올 때 탄소, 질소와 인의 유출 변화 폭이 다르기 때문에 바다로 공급되는 영양분의 비율도 함께 변하게 된다.

지역별 특성과 생태계 영향

지역에 따른 차이도 관찰되었다. 대부분의 연안 지역에서는 질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남해로 유입되는 탐진강 하구의 경우, 탄소와 질소, 인의 구성 비율이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에 유리한 '레드필드 비율'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탐진강 하구는 강수량이 적은 시기에 엽록소a 농도가 높아질수록 해당 기준 비율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강물의 흐름과 생물학적 활동이 결합하여 연안의 영양 상태를 변화시킨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워터 리서치 X’에 게재되었다. 감종훈 교수는 봄철 강수 변화가 영양분 종류별로 서로 다른 유출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과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는 만큼 연안 생태계 관리 시 영양분의 양뿐만 아니라 그 비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