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거점 둔 조직적 범행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공기관의 직원을 사칭하여 물품을 구매하겠다는 감언이설로 소상공인들에게 약 100억 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를 입힌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총책인 30대 A씨를 포함한 16명을 송치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들 중 11명은 구속되었다.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를 비롯한 범죄 조직원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8개월 동안 국내 도·소매업체 운영자 192명을 대상으로 총 1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치밀한 대리구매 유인 수법

베트남 하노이 등지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한 이른바 ‘노쇼사기단’은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건축자재와 같은 물품을 대량으로 주문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특정 업체를 지목하며 소화방화포나 질식소화포 같은 소방용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청하는 교묘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공공기관의 명칭이 적힌 명함과 계약 서류 등을 피해자들에게 제시하며, 자신들의 주문이 정상적인 공적 계약에 의한 것인 것처럼 위장해 의심을 피했다. 특히 소방용품이 필요하지만 단가 조절 문제로 인해 직접 구매하기가 어렵다는 식의 핑계를 대며, 자신들이 지정한 업체에서 대리 구매를 진행하도록 유도했다.

역할 분담 통한 조직적 범죄

A씨 일당은 기존에 주문한 물품의 납품 계약금과 대리 구매에 들어간 비용을 일괄적으로 지급하겠다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은 총책과 관리책, 인력을 공급하는 수급책, 그리고 전화를 통해 피해자를 유인하는 유인책 등으로 체계적인 역할 분담을 마친 상태였다. 현재 수사팀은 공범을 계속 추적하며 추가 범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기관을 사칭해 대량 주문을 넣은 뒤 다른 물품의 대리 구매를 요구하는 행위가 전형적인 노쇼 사기의 형태라고 경고했다. 또한 공공기관의 명함이나 계약서를 받았더라도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번호를 통해 실제 발주 여부를 재확인해야 하며, 대리 구매나 선입금을 요구받는 즉시 거래를 멈추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