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삶과 연대의 가치 되새기며
주한미군에 의해 희생된 윤금이 씨의 34주기를 기리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 그의 생애와 죽음이 사회에 던진 화두를 함께 고찰했다. 이번 추모의 자리는 2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윤 씨를 단순한 피해자가 아닌 다정한 이웃으로 기억하고, 미군 범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요구해 온 시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사단법인 평화시민행동과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지난 28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소재 ‘윤금이 기억의 터’(한미우호의광장 인근)에서 34주기 기억식을 거행했다. 윤 씨는 17세부터 공장에서 근무하며 생계를 이어오다 기지촌에서 생활해 왔으며, 1992년 10월 28일 보산동의 한 자취방에서 미군 병사에게 살해당한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청년과 다정함'으로 피어난 추모의 온기
올해 열린 기억식은 ‘청년과 다정함’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되었다. 참석자들이 공동으로 낭독한 추모글인 ‘기억의 온기로 평화의 집을 짓다’를 통해, 윤 씨를 스물여섯 살의 청년이자 평범한 이웃으로 재정의하며 추모의 깊이를 더했다. 또한 기지촌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삶의 궤적과 시민들의 연대를 기록물로 남기고, 미래 세대가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학습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다짐은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평화시민행동은 시민들의 모금 활동을 전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8월 사건이 발생했던 현장 건물을 직접 매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34주기 추모식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 기억을 보존하고 평화의 공간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