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 쏠림과 의료자원 불균형 심화

일부 의료기관에 비급여 진료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비급여 관리체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특정 비급여 항목을 규제하는 차원을 넘어, 필수의료 인력의 유출을 막고 불균형한 의료자원 배분을 바로잡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9일 성명을 발표하며 비급여 관리체계의 개편이 단순한 의료비 절감 차원을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고, 한정된 보건의료 인력과 재원을 필수의료 분야에 적절히 배치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상위 1% 의원이 비급여 25% 독점

이러한 문제의식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급 의료기관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288곳이 전체 의원급 비급여 진료량의 약 25~26%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연간 약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김 의원은 급여 진료와 비급여 진료가 결합된 형태의 혼합진료가 특정 기관에 집중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현지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급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답변했다.

풍선효과 방지 위한 종합 대책 요구

노조는 수익성이 보장되는 비급여 시장으로 의료 인력이 몰리면서 중증 질환이나 응급 상황을 다루는 필수의료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정 비급여 항목의 가격이나 이용 기준만을 제한할 경우, 진료 수요가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노조는 비급여 항목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가격과 진료량에 대한 상시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재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이고 실손보험과 연계된 관리체계를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가 이해관계자의 반발이나 임시방편식 대책에 타협하지 말고,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