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현장의 새로운 임금 격차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공장 노동자들의 경제적 가치를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미국 제조 산업계에서는 조립이나 용접, 기계가공을 담당하는 블루칼라 직군 사이에서도 AI 활용 역량에 따라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양상이 뚜렷해지는 중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공장 현장의 AI’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트캐스트의 온라인 채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 내 AI 기술 요구 비중은 올해 7월 기준 11%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산업 평균인 8%보다 높은 수치이며, 2018년 약 1%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년 만에 10배 넘게 급증한 결과다.

기술 요구에 따른 파격적인 급여 차이

제조업 채용 공고에서 AI 관련 기술을 명시한 경우, 제시되는 임금은 일반적인 제조업 공고보다 평균적으로 약 70%가량 높게 형성되어 있다. 물론 엔지니어나 관리직 같은 고임금 직군이 포함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실제 생산 현장에서도 이러한 격차는 명확히 확인된다. 특히 2023년 이후 조립공, 기계공, 용접공 등 순수 생산직군 중에서도 AI 역량을 요구한 공고들은 다른 생산직보다 평균 30% 정도 높은 급여를 제안하고 있다.

AI 도입이 가져온 생산성 혁명

AI 기술의 공장 유입은 생산직의 업무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멕시코 몬테레이 소재 레노버 공장에서는 현장 노동자들이 생성형 AI 기반의 ‘코파일럿’과 소통하며 설비의 결함 원인을 파악하고 최적의 해결책을 추천받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시스템 도입 이후 시간당 생산성은 42% 상승했으며 평균 수리 소요 시간은 95%나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칠레의 리튬 기업인 SQM의 경우, 근로자들이 드론과 각종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생산 공정 조건을 실시간으로 조정하고 있다. 독일의 지멘스 역시 유지·보수 담당 기술자가 AI와 대화하며 기계 고장 원인을 규명하고 수리법을 안내받는 ‘인더스트리얼 코파일럿’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 중이다.

미래 제조업의 핵심, 'AI 숙련형 기술자'

딜로이트와 미국 제조업연구소는 향후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제조업 기술직의 고용 증가 속도가 일반 생산직보다 6배나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기계를 조작하는 숙련도를 넘어, 센서와 데이터를 해석하고 AI의 판단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AI 숙련형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