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비극적 참사 영상 논란과 액티비전의 공식 사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1인칭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의 신작에서 지난 2022년 발생한 '10·29 이태원 참사'의 현장 영상이 사용되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 배급사인 미국 액티비전은 공식적인 사과를 전하며, 문제가 된 영상을 전면적으로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액티비전은 30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논란이 된 영상 자료를 오는 11월 12일로 예정된 게임 업데이트를 통해 모두 삭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사태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었을 피해자들과 유가족, 그리고 심려를 끼친 모든 이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은 현실적인 몰입감을 구현하기 위한 가상의 창작물이며, 실제 뉴스 보도 영상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이태원 참사와 같은 비극적 사건을 연상시키거나 그 아픔을 경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게임 내 실제 보도 영상 포함 사실과 유가족의 강력 반발

지난 23일 전 세계에 동시에 출시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는 북한의 남침을 가정하여 한반도 전쟁을 다룬 게임이다. 논란의 중심이 된 장면은 캠페인 초반부에 등장하는 가상의 뉴스 화면이다.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약 3초간 이태원 참사 당시의 구조 활동과 현장 통제 모습이 담긴 실제 뉴스 영상이 포함됐다. 특히 구급대원이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장면 등이 포함되어 충격을 주었다.

이에 대해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오락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에 이러한 비극적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영상 삭제와 공식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역시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게임의 맥락과 무관하게 참사 영상이 사용되어 유가족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명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협회는 이번 사안이 게임에 대한 부당한 검열이나 유통 제한으로 확대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정부의 제재 시사와 액티비전의 태도 변화

정부 관계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한 대응을 예고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진행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을 명백한 2차 가해로 규정했다. 그는 관계 기관이 판단하여 적절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처벌을 진행할지 혹은 일반적인 이용이 불가능하도록 차단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란이 시작된 초기 단계에서 액티비전은 언론의 질의에 대해 가상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연출상의 요소였다고 해명했으나, 영상 수정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그러나 유가족과 이용자 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정부 차원의 제재 방침이 가시화되자, 액티비전은 사흘 만에 영상 삭제와 공식 사과를 포함한 대응책을 내놓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