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복합적 모순을 파헤친 기록

이준희 저자의 신작 '이상한 나라의 경기도민'(한겨레출판, 1만 8000원)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층적인 모순을 '불균등 복합 발전'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저자는 경기도민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욕망과 갈등을 통해 주거 문제와 이동권, 고령화 현상, 양극화, 문화 향유의 격차, 그리고 자치행정의 과제 등 경기도가 직면한 복잡한 현안들을 입체적으로 재현한다.

'고발'의 도구로서의 경기도

책 제목에 쓰인 '이상한 나라'라는 은유는 루이스 캐럴이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부조리를 풍자했던 정치 우화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시대적 배경과 서술 방식은 다르지만, 사회적 모순을 향해 '고발'의 목소리를 높인다는 점에서 두 저작의 목적은 맞닿아 있다. 저자가 유독 경기도를 관찰의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이 지역이 가진 독특한 지리적·문화적 위치성 때문이다.

안도와 낙담 사이, 억울함의 정체

경기도는 서울 중심의 시각에서는 주변부에 머물지만, 수도권 중심주의 체제 안에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이러한 모호한 위치 때문에 경기도민은 서울에 편입되지 못했다는 상실감과 지방보다 나은 환경에 있다는 안도감을 동시에 느낀다. 저자는 이 애매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배적인 정서를 '억울함'이라 명명했다. 지하철에서 허비하는 긴 시간, 막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술자리를 서둘러 마무리해야 하는 일상,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 가치 상승률 등은 이러한 감정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들이다. 이는 한국 사회의 후발 산업화 과정에서 축적된 갈등이 응축된 결과이며, 서로 다른 시간대가 충돌하는 '비동시적인 것의 동시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임을 시사한다.

체제 변화를 꿈꾸는 반주변부

이러한 현상은 세계체제론자 크리스토퍼 체이스던이 제시한 '반주변부' 개념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여기서의 반주변부는 핵심부와 주변부 사이에서 이중의 착취를 당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낼 씨앗이 자라나는 실험과 혁신, 그리고 연대의 장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어느 지역이 권력의 중심이 될 것인지를 따지기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중심'의 본질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는 저자의 통찰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