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결제 체계 대전환

국내 증권시장의 결제 주기가 2028년부터 현행 2거래일(T+2) 방식에서 1거래일(T+1)로 줄어든다. 한국거래소를 포함한 주요 증권 유관기관들은 내년 10월까지 관련 인프라 구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 2일,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및 주식 등의 결제 주기를 앞당기기 위해 오는 2027년 10월까지 인프라 개편을 선제적으로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월요일에 주식을 매도할 경우 수요일에나 받을 수 있었던 매도대금을, 앞으로는 하루 앞당겨진 화요일에 즉시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인프라 고도화 및 해외 사례 비교

이들 기관은 장내시장 결제 절차를 정비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거래 및 결제 정보의 자동화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여, 현재 12단계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결제 업무를 5단계로 대폭 간소화한다. 금융권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2028년 1분기까지 전산 개발과 업무 체계 개편을 마칠 수 있도록, 기관들은 오는 12월 중 업권별 이행점검표와 업무 표준안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에는 결제 주기 단축을 위한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 및 시스템 개편 과정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한다. 인프라 구축이 끝난 이후에는 최소 6개월 동안의 통합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는 미국이 2년 5개월간 준비해 2024년에 시행한 사례나, 로드맵 발표 후 2.7년이 걸린 영국, 3년 이상의 준비 기간을 거친 홍콩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체계적인 준비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이번 개편은 1972년 T+2 결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약 50여 년 만에 이루어지는 대대적인 변화다.

외국인 부담 과제와 투자자 지원책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겪게 될 운영상 부담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 효율성이 높아지는 편익이 있는 반면, 역외 투자자들은 환전 및 자금 조달 시간의 축소로 인해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외환과 증권 결제 사이의 시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환전 편의성 제고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결제 주기 단축이 2028년 이후로 예정됨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대금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는 보완책도 마련됐다.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중·저금리로 매도대금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증권사 자체 자금을 활용해 연 7.5~10%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었으나, 이번 제도로 금리가 연 5% 중·후반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해당 대출 상품은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이날 출시되며, 오는 20일에는 키움증권이 뒤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