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쫓아내기 위한 탄핵과 국정조사”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사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현직 법관이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희대 대법원장 대상 국정조사를 향해 날 선 비판을 던졌다. 서울북부지법의 정욱도 부장판사는 2일 법원 내부 인트라넷인 ‘코트넷’에 ‘여권 관계자분들께’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작성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글을 통해 여권이 느꼈을 충격과 분노를 이해한다면서도, 대법원이 정치적 판세에 개입해 사법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5월 1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지목했다. 당시 재판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끈 판결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었다. 정 부장판사는 해당 판결이 반대 정파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들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보았다.
“헌법상 권한 남용이자 사법권에 대한 공격”
정 부장판사는 여권이 사법 3법을 추진하며 입법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과 특히 법왜곡죄의 위험성을 언급하면서도, 대법원이 숙의 과정을 생략한 채 편파적인 인상을 주는 판결을 내린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당과 사법부 사이의 갈등이 이 지점에서 마무리되기를 희망했으나,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추진되는 국정조사와 탄핵 논의가 대법원장에게 특정 인물을 제청하도록 강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법원장의 임명권을 변질시키려 시도하고, 그 거부권을 빌미로 과거의 감정을 해소하며 대법원장을 축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 부장판사는 개별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사법부를 압박하는 행위는 명백한 사법독립 침해라며, 법관으로서 이를 묵과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사법부의 침묵 비판했던 법관의 일침”
정 부장판사는 과거 12·3 비상계엄 직후에도 사법부의 소극적 대응을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당시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던 그는 2024년 12월 17일, 헌법을 무시하고 시민을 억압하려는 계엄의 광기를 비판하며 사법부가 헌정의 수호자로서 위헌성을 선언해주길 간절히 바랐다고 적었다. 그는 사법부가 진정한 어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는 이유를 묻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비상계엄 당시 행적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할 예정이다. 당측은 요구서 보고 이후 2주 이내에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여 관련 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