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20% 급감 속 삼성전자의 독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13년 만에 가장 저조한 3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위축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글로벌 출하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 5470만 대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나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규모를 기록한 이번 침체는 스마트폰 기기 가격의 상승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야 하는 유통업계 역시 재고 확보 과정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시장 위축을 가속화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A·폴더블 시리즈로 시장 방어 성공
삼성전자는 총 578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5% 감소하기는 했으나, 시장 전체의 하락 폭이 20%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견고한 방어력을 보여준 셈이다. 옴디아는 메모리 공급의 제한과 가격 상승 압박을 받는 다른 안드로이드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전자의 보급형 및 중급형 라인업인 갤럭시 A 시리즈가 시장 경쟁력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 8월 선보인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 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보상판매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판매를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플래그십 모델과 폴더블 제품군의 판매 확대 전략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신규 플래그십 모델의 출시 효과 덕분에 전 분기 및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특히 폴더블 시리즈의 경우 제품 라인업을 적절한 시기에 확장하여 출시한 결과, 판매량과 매출 모두 전년보다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플래그십 중심의 판매 구조는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애플의 추격과 중국 업체들의 가파른 하락세
애플은 5650만 대를 출하하며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출하량을 유지한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130만 대까지 좁히며 맹렬히 추격하는 모양새다. 북미와 중국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수요가 신흥 시장의 부진을 상쇄한 결과이며, 지난 9월 공개된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와 첫 폴더블 모델인 '아이폰 듀오'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기본형인 아이폰18의 출시는 2027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반면 중국 기반 업체들은 훨씬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3위를 기록한 샤오미는 3070만 대를 출하했으나 전년 대비 29%나 급감했다. 오포는 리얼미와 원플러스를 합쳐 2340만 대를 기록하며 39% 하락했고, 비보 역시 33% 줄어든 1930만 대에 머물렀다. 부품 원가가 상승함에 따라 이들 업체가 주요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판매량 감소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흥 시장의 위기와 향후 전망
지역별로는 신흥 시장의 하락세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다. 아프리카 지역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39% 폭락했으며, 중화권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중동, 중남미 지역 모두 20%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부품 가격 상승과 더불어 환율 약세 및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기기 교체를 미루거나 중고 및 리퍼비시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저소득 국가에서는 피처폰을 다시 선택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북미 시장은 고가 단말기 비중이 높고 통신사의 할부 및 보상판매 프로그램이 잘 정착되어 있어 가격 상승의 충격을 비교적 잘 견뎌냈다. 그러나 독립 소매업체들은 단말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과 재고 회전율 저하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사들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메모리 및 저장용량 구성을 조정하거나 제품군을 축소하며, 수익성이 높은 시장과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내년에도 세계 시장의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그 폭은 올해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HBM(고대역폭메모리) 및 일반 메모리의 공급 제약으로 인해 제조사의 원가 부담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옴디아의 앰버 리우 프랙티스 리더는 통신사와 대형 유통업체는 재고 확보 부담에도 대응력이 있으나, 수익성이 악화된 독립 소매업체들은 사업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