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와 침묵시위가 엇갈린 국회 본회의장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네 번째 국회 시정연설이 진행된 2일, 국회 본회의장은 여야의 극명한 입장 차이로 인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들은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총 30차례에 걸쳐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법부 겁박 중단'이라는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앞세워 침묵시위를 전개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야당의 항의를 향해 발언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환담 속 드러난 예산 편성 철학의 충돌

본격적인 연설에 앞서 이 대통령은 조정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여당이 국정조사 대상으로 지목한 조희대 대법원장도 동석하여 이 대통령이 조 대법원장에게 안부를 묻는 등 격식 없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장 대표에게는 방송을 통해 자주 접했다며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여유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환담 도중 국민의힘이 제안한 추가 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래대응기금 조성 대신 국가채무를 상환해야 한다는 여당의 논리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일정한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유용한 투자처가 있다면 미래를 향한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규탄대회와 연설 중 터져 나온 야유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정연설이 시작되기 전부터 로텐더홀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한 규탄대회를 개최하며 강한 반발을 보였다. 이들은 '1400조 나랏빚 162조 미래빚더미기금' 및 '사법부 겁박 중단! 재판 독립 수호'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기금 운용과 정치권의 재판 개입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 대통령은 규탄 시위 중인 의원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이동했다.

연설 중에도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석에서 웅성거림과 야유가 터져 나오자 이 대통령은 잠시 연설을 중단하며 의견이 있으면 말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특히 국채 발행 문제와 재판 재개를 요구하는 야당의 외침이 이어지자, 대통령은 현재 발언 중인 상황에서 방해를 하는 것이라며 특별한 의견을 줄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발언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연설 종료 후에도 이어진 여야의 공방

연설을 마친 이 대통령은 범여권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던 조경태 의원에게도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연설 종료 후에도 양측의 설전은 계속되었다. 민주당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의 규탄대회를 비판하며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예산 심사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이번 연설이 국민 통합보다는 대통령의 치적을 위한 재정 지원 요구에 그쳤다며, 세금을 이용해 지지율을 관리하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