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완화 실패와 경제 지표의 경고
세전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한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불평등도가 0.009만큼 하락하며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다. 반면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오히려 0.003만큼 상승하며 불평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가 조세 부담을 늘려 소득재분배를 도모함으로써 세후 가처분 소득의 불평등은 미세하게 줄였으나, 세전 시장소득과 세후 소득 모두에서 불평등 완화 성과가 박근혜 정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률 측면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의지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정부의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7.344%를 기록했는데, 2019년의 산입범위 확대 효과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치는 7.124% 수준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나 윤석열 정부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박근혜 정부의 7.425%에는 미치지 못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기치를 내걸었음에도 실행력은 약했다는 평가다.
기업 간 이윤 격차 역시 문재인 정부의 무능을 방증한다. 연평균 영업이익률을 비교하면 대기업은 6.3%인 데 반해 중소기업은 3.57%에 그쳐, 두 집단 간 격차가 1.76배에 달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1.47배나 윤석열 정부의 1.49배 격차보다 훨씬 큰 수치다. 시장의 공정거래 질서를 바로잡아 중소기업의 이윤율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정치권의 관성적 행보와 시민 삶과의 괴리
조돈문 교수는 저서 ‘평등사회 프로젝트’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를 표방했음에도 사회·경제적 개혁 공약을 이행하지 않아 민중에게 실망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이주노동자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도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 지난 7월 7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국인 근로자가 임금을 자국으로 송금하는 비중이 높아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임금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는 임금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하고 차별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아 사흘 만에 철회되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년 넘게 정치권에 몸담은 박 의원의 사례는 전형적인 관성적 행보를 보여준다.
재선 의원인 장철민 의원 또한 화이트칼라 면제(White-collar Exemption)를 포함한 메가특구법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2012년부터 의원실 생활을 시작한 장 의원의 행보 역시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한편, 제주 지역에서는 KBS의 보도를 통해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KBS는 제주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의 분양가 거품과 관련해, 2021년 5월 당시 오영훈 민주당 국회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이 모 씨가 시행사 대표와 수상한 통화를 하며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경찰은 해당 인허가 과정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민의 삶을 향한 진정한 경청이 필요하다
수십 년간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하다 정치권에 입문한 이들은 일반 시민이나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히 시장을 방문해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는 식의 '서민 코스프레'로는 시민의 고통을 체감할 수 없다. 의원실을 찾는 이들의 대다수는 기업의 대관 업무 담당자들뿐이다.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던 김승원 의원이 신약 로비 의혹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사퇴했던 사례처럼, 정치권은 이익 집단의 목소리에 매몰되기 쉽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을 찾아오는 이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경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