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청사진 없는 공동개최 추진 논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서울과 공동개최를 추진 중인 전북도가 정작 핵심적인 경기 배분이나 사업비 분담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개최지로서 전북이 가질 위상이나 재정적 부담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성수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장은 29일, 공동개최로 전략이 선회했다면 전북이 어떤 종목을 담당하고 어떤 경기를 서울 측에 넘겨줄지에 대한 우선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기초적인 기본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당초 전북도는 전주 단독 개최를 목표로 삼았으나,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의 후보도시 검토 과정에서 서울과의 공동개최 논의가 부각되며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미래유치위원회의 화상 발표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IOC는 내년 3월 중 후보도시를 압축할 방침이다.
실질적 경기 확보와 재정 분담의 불확실성
이원택 전북지사는 지난 27일 서울 올림픽회관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만나 공동개최 추진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종목별 배치와 기존 경기장 활용 방안, 그리고 사업비 분담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은 여전히 미정이다. 전북도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완료되어야 정확한 사업비 산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동개최 여부보다 전북의 실익을 담보할 기본계획의 부재를 문제 삼았다. 그는 전북이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된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으면서도, 올림픽 시설의 유산을 중시하는 IOC의 기조를 고려할 때 기존 인프라가 풍부한 서울과 공동개최를 할 경우 전북이 어떠한 위상을 점할 수 있을지 심도 있는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개·폐회식 장소 선정보다 핵심 경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주가 각국 정상급 인사 80~90명을 수용할 만한 숙박 시설을 갖추지 못해 개회식 개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북에 이득이 없거나 불합리한 조건이 강요된다면 도민 정서와도 괴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 감사 보이콧 카드까지 검토
재정적 쟁점인 사업비 분담 문제도 불투명하다. 전북도가 추산한 기존 올림픽 사업비는 6조 9086억 원 규모다. 공동개최로 전환될 경우 경기장 신설 및 보수, 운영 책임 등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나, 전북도는 서울시와의 협의를 이유로 구체적인 분담 규모 산출을 미루고 있다. 김 위원장은 관련 자료와 분담 기준이 의회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다음 달 진행될 행정사무감사에서 올림픽 추진 계획과 자료 제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그는 핵심 자료를 요구해도 비공개를 이유로 회피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감사에서 직접적인 질문과 답변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답변이 부실하거나 감사가 형식적으로 흐를 경우, 상임위 차원에서 올림픽추진단에 대한 감사 보이콧까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