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확장과 재무 건전성 사이의 균형점

오라클이 오는 2030 회계연도까지 연간 매출 규모를 2250억 달러(한화 약 326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재무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계획에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자금이 고갈될 것을 염려하는 투자자들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이 담겼다. 회사는 기존 부채의 재융자 비용을 제외하면, 향후 추가로 조달할 자금의 상한선을 200억 달러(약 29조 원)로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익성 제고와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치도 함께 제시되었다.

현지 시각으로 2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행사에서 오라클은 이러한 전망을 공식 발표했다. 참고로 오라클의 회계연도는 매년 6월에 시작되어 이듬해 5월에 종료되는 구조를 가진다. 현재 오라클은 신생 AI 기업들의 폭발적인 확장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 공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프로세서 도입과 전력 시스템 구축, 네트워크 장비 조달 및 건설 공사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상황이다.

매출 성장과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그동안 오라클은 차입금 활용과 주식 발행, 고객사와의 계약 약정 및 다양한 파트너십을 결합하여 투자 자금을 조달해 왔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약정들이 실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왔다. 이번에 발표된 수정 재무 계획은 이러한 시장의 의구심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인 답변 성격을 띤다. 특히 AI 인프라 사업의 핵심 쟁점인 대규모 선행 투자와 실제 현금이 유입되는 시점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관건이다.

오라클은 이번 행사에서 매출 규모와 이익률, 주당순이익(EPS), 자유현금흐름, 그리고 자금 조달 한도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했다. 회사 측의 예측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부터 2030 회계연도까지의 매출은 연평균 35%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목표 및 자본 지출 전망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2030 회계연도 기준 조정 영업이익률은 40% 이상을 달성하고 조정 EPS는 21달러(약 3만 원)를 상회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자유현금흐름의 경우 2028 회계연도 하반기에 흑자 전환을 이뤄낸 뒤, 2029 회계연도에는 300억 달러(약 44조 원) 이상의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 자금 조달은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과 약 1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으로 나누어 진행할 계획이다.

자본 지출(CAPEX)은 2027 회계연도와 2028 회계연도 사이에 정점에 도달한 후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경영진의 예측치일 뿐 확정된 실적은 아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의 용량 확보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건설 일정의 차질 없는 이행, 그리고 지속적인 고객 수요 유지가 필수적이다. 결국 오라클의 이번 전망은 AI 인프라를 향한 막대한 투자가 회사의 자체적인 현금 창출 능력만으로 지속 가능한지를 판가름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