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국면 속 이어진 뜻밖의 인사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안부를 물으며 국회에서 대면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며 여권 및 사법부와의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인사를 나누며 마주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수행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본격적인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 시간을 가졌다. 조정식 국회의장과 함께 환담장에 입장한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차례대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건넸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방송에서 자주 뵙는데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등에게도 인사를 전했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게는 악수와 함께 안부를 물으며 예우를 갖췄다.

미래 투자 강조한 예산안 협력 요청

환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여야의 초당적인 협조를 강력히 요청했다. 그는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 경쟁이 전쟁과 같은 파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국민들에게 합리적인 경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정 운용 방향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소신을 밝혔다. 늘어난 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측 의견에 대해 “일부분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요하다면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아울러 국가채무 비율이 우려와 달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재정 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필요치 않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국회의 책임감 있는 예산 심사 약속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번 예산안이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인공지능(AI) 기술의 대전환과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고민이 깊게 투영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의장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회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장은 예산이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도록 면밀한 심사를 진행할 것이며, 법정 기한 내에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가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민생과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이날 환담 자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호철 감사원장, 남인순·박덕흠 국회부의장,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