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로 갈린 애플의 마케팅 전략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아이패드 미니의 홍보용 이미지에서 한국 시장만을 겨냥해 특정 손동작을 삭제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미지에서는 엄지와 검지를 사용하여 제품을 집어 올리는 듯한 이른바 '집게 손' 모양이 나타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의 IT 전문 매체인 노트북체크는 27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미니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국가별로 차별화된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애플이 각국의 마케팅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논란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한국 내 초슬림 제품군에 적용된 독특한 이미지 사례를 공개했다.

제품 디자인 강조하려다 한국만 손가락 삭제

실제 공개된 사진들을 비교해 보면 이러한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는 5.4mm의 얇은 두께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제품 측면을 집어 든 손이 포함된 이미지가 사용됐다. 하지만 한국 공식 홈페이지의 경우, 동일한 구도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잡고 있던 손만 사라진 채 기기의 얇은 측면만을 보여주는 구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노트북체크는 이러한 이미지 변형이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특정 손동작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엄지와 검지를 모은 형태의 손가락 모양이 한국의 일부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의 신체 부위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상징으로 쓰였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논란 방지를 위한 애플의 선제적 대응

애플이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홍보물을 수정하는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아이폰 에어 출시 당시에도 애플은 유사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100여 개국 홈페이지에는 제품을 쥔 손이 포함된 사진이 게시됐으나, 유독 한국 홈페이지에서만 손가락 부분이 삭제된 이미지가 노출됐다.

매체는 애플이 한국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갈등과 논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미지를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입장에서 마케팅 실수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이미지 수정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막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손동작을 제거하는 방식은 잠재적 반발과 사과 상황을 피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책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