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고 장기로 하겠나"... 항소심서 독재 의혹 부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1심과 동일한 사형을 구형했다. 29일 진행된 재판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재차 요구했으나, 최근 공판에서 비상계엄 선포가 장기 집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항변한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이승철 재판장이 이끄는 서울고법 형사12-1부의 심리로 지난 27일 열린 항소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장기 독재를 목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직이 매우 고된 자리였다며, 5년 이상의 임기를 채우는 것조차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할 만큼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쳤다고 이 직무를 장기로 수행하며 이 일을 계속하겠느냐'는 표현까지 쓰며 독재 의도를 일축했다.
'메시지 계엄' 주장과 국회 충돌 가능성 언급
윤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1심에서도 임기를 완수하는 것조차 벅찬 상황에서 어떻게 장기 독재가 가능하겠느냐며, 설령 기회가 주어져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공판에서도 그는 12·3 비상계엄이 일종의 '경고성 계엄'이자 '메시지 계엄'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특검팀이 계엄 선포 직후 국회로 군 병력을 투입했음에도 왜 국회 내 충돌을 예상했느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특정 진영이 나타나 대립하거나 이른바 '할리우드 액션'과 같은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정치적 대립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해 병력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의 대화 내용 공개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이후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증언대에 올려 공개했다. 그는 과거 검찰총장 시절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건을 맡아 고초를 겪을 때, 아내가 정치권력과 대립하며 고생하지 말고 총장 직위를 즐기라며 자신을 '바보'라고 불렀던 일화를 언급했다.
또한 계엄 선포 이후에도 김 여사로부터 거대 야당의 국정 방해나 국가 상황에 개의치 말고 대통령의 직위를 만끽하라는 권유를 수없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아내의 이런 조언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성격 탓에 결국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