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기관이 뭉친 춘천의 창업 생태계
춘천시가 수도권에 집중된 창업 중심축을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기술력과 인재를 결집한 '창업도시' 모델을 제시하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거점 창업도시’ 공모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2022년부터 창업도시 조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해 온 춘천시는 지난 8월 고용노동부 주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에서 도내 유일하게 최우수상을 거머쥐었으며,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지수에서도 강원도 내 1위를 달성하며 성과를 입증했다.
춘천 창업 전략의 핵심 동력은 지역 내 6개 대학에서 나온다. 강원대학교의 KNU창업혁신원과 한림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대학 기반 창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림성심대학교 역시 지역 특화 로컬 창업을 통해 저변을 확대 중이다. 특히 2023년 조성된 대학창업펀드는 전체 재원의 75% 이상을 학생과 교원의 창업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올해부터는 강원대 캠퍼스 혁신파크와 한림대의 ‘Station C-Core’가 본격 가동된다. Station C-Core에는 4곳의 TIPS 운영사가 상주하며 춘천을 포함한 강원 9개 시군의 스타트업 투자를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이 자본을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구축했다.
'Station C' 브랜드로 구축한 전주기 지원 체계
기초지자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춘천시는 2023년 1월,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강원대, 한림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등 15개 기관이 참여하는 도내 첫 지·산·학·연 광역 거버넌스인 ‘창업혁신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24차례에 걸친 논의를 통해 협업 체계를 다졌다. 이러한 협력은 통합 창업 브랜드인 ‘Station C’로 구체화되었다. 2024년 11월 브랜드 선포와 지난해 10월 ‘Station C 얼라이언스’ 결성을 통해 17개 참여 시설에 공동 라벨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단순 공간 제공을 넘어 보육과 투자, 판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주기 지원 시스템을 완성했으며, 춘천시는 이를 유니콘 기업 육성의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1,400억 원대 투자 기반과 산업 생태계의 결합
춘천시는 137억 원의 출자를 바탕으로 총 1,400억 원 규모의 거대한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 2020년 200억 원 규모의 성장지원펀드를 시작으로 대학창업, 지역혁신, 강원 전략산업 벤처, 춘천 바이오 육성펀드 등 총 5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이는 창업 초기 단계부터 스케일업까지 맞춤형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과거의 일회성 지원금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운용사가 시장성을 검증하는 펀드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기업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증명하도록 유도했다. 실제로 성장지원펀드와 지역혁신펀드가 42개 기업에 투입한 약 290억 원은 1,400억 원 이상의 후속 투자로 이어졌고, 세니젠과 엔젤로보틱스의 증시 상장이라는 결실을 보았다.
이러한 투자는 지역 정착으로 직결된다. 성장지원펀드 투자 기업 23곳 중 15곳이 춘천 소재 기업이며, 바이오 육성펀드는 출자액의 4배가 넘는 20억 원 이상을 지역 기업에 배정했다. 이는 검증된 기업이 지역에서 성장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1998년 생물산업시범도시 지정 이후 축적된 바이오 산업 기반은 이제 AI, 데이터, 그린바이오, 푸드테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는 정부의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방향과도 일치한다.
대한민국 창업 허브를 향한 네트워킹과 축제
춘천시는 기술과 자본 외에도 창업가 간의 연결망을 중시한다. 실리콘밸리의 페이팔 초기 멤버들이 서로의 성장을 도운 사례처럼, 성공한 창업가와 후배, 투자자가 만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3년부터 ‘춘천 창업엑스포’를 개최해 왔다. 오는 29일부터는 ‘2026 지역창업 페스티벌 in 강원’이 나흘간 열린다. 중기부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가 공동 주최하고 주요 기관들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단순 전시를 넘어 오픈IR, 창업경진대회, 취업박람회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장으로 운영된다.
현재 추진 중인 중기부의 ‘지역거점 창업도시’ 사업에 선정될 경우, 4년간 약 600억 원 규모의 예산 지원을 받게 된다. 강원특별자치도가 다음 달 30일까지 신청을 마치면 내년 1월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춘천시는 지역의 특화 산업과 인재, 기술을 잇는 ‘거점·연계형(Hub & Spoke)’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6개 대학의 연구 역량과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강조하며, 춘천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도시임을 밝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업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