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 늪에 빠진 46개 사업장, 구조조정 돌입
경상북도가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인 3대 문화권 사업장 46곳을 대상으로 운영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한다. 그동안 시설의 유지와 보수에만 급급했던 기존의 운영 방식을 탈피하여, 각 사업장의 수익성과 입지 조건, 콘텐츠 경쟁력을 정밀하게 진단한 뒤 기능 조정과 통폐합,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해 자립 가능한 관광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지난 29일 김천 사명대사공원에서 '경북 문화관광 워킹그룹 7차 회의'를 개최하고, 3대 문화권 사업의 대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과제와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개별적인 지원을 반복하면서도 정작 사업장별 구조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비전문적이고 관행적인 운영 방식과 분산된 실행 체계가 지속되면서 적자 구조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비판적 진단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단순 시설 유지를 넘어 운영 성과와 수익성을 중심에 둔 사업 재편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맞춤형 진단과 민관 협업을 통한 운영 효율화
도는 46개 사업장의 수익 및 지출 구조를 면밀히 파악하고, 입지 여건과 콘텐츠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유형별 맞춤형 지원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진단 결과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민관 협력형 사업 모델을 도입하고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한다. 특히 수익성이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시설에 대해서는 용도 전환이나 기능 축소를 검토하며, 상황에 따라 매각, 통폐합, 장기 임대 등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도 병행한다.
또한 개별 사업장 단위의 분산된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권역별로 관광자원을 연계하고 콘텐츠를 통합함으로써 관광객의 방문과 체류 시간을 동시에 늘리는 데 집중한다. 시군별로 흩어져 있는 운영 체계 역시 정비 대상이다. 경북도와 각 시군,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연구원 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해 사업장별로 상시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2조 5천억 투입에도 이어진 재정 부담, 대전환 추진
경북도의 이번 조치는 매년 반복되는 적자로 인해 지방 재정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사업 대전환의 일환이다. 현재 경북도와 시군,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연구원이 참여하는 실행협의체가 46개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경북문화관광공사 내에는 이를 전담할 조직도 새롭게 마련되었다. 도는 연내에 22개 시군과 함께 구조 진단 용역을 시작하고, 3대 문화권 사업 대전환위원회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3대 문화권 사업은 경북의 유교, 신라, 가야 문화를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2008년 정부의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된 이후,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약 2조 597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22개 시군 내 42개 지구, 46개 문화·생태 관광 기반 시설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운영 성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자체의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46개 사업장 중 37곳이 적자를 냈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쌓인 누적 적자 규모는 1159억 5300만 원에 달한다.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3대 문화권 사업이 이제는 뼈를 깎는 수준의 구조 진단과 사업장별 근본 처방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며, 현장 중심의 정책 대전환을 통해 자생력을 입증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 중심의 자립형 핵심 관광 거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