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하게 갈린 AI의 후보 지지 성향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공지능(AI) 모델들이 특정 정당에 치우친 답변을 내놓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학교의 타판 파리크 교수가 이끄는 AI 전문 연구기관 코노보는 이번 중간선거를 겨냥해 AI 모델들의 정치적 편향성을 정밀 분석했다. 실험 결과, 오픈AI의 GPT-6.1 솔은 총 1,111건의 후보 지목 답변 중 1,082건(97.4%)에서 민주당 측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그록 4.7은 1,038건의 사례 중 952건(91.7%)에서 공화당 후보를 선택했다. 약 500개의 하원, 상원 및 주지사 선거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테스트에서 두 모델이 동일한 후보를 지목한 비율은 10% 미만에 그쳤다.

정보원과 쟁점에 따른 모델별 차이

AI 모델들이 참조하는 정보의 원천에서도 뚜렷한 격차가 확인되었다. GPT의 경우 위키피디아(93%), AP통신(74%), 액시오스(57%) 등을 주요 근거로 활용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그록은 발로피디아(100%)를 비롯해 뉴욕타임스(81%), 엑스(X·41%), 보수 성향의 기독교 유권자 안내 사이트(39%) 등을 검색했다. 후보를 결정할 때 집중한 의제 또한 달랐는데, GPT는 의료와 낙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반면 그록은 이민, 세금, 범죄, 에너지 이슈에 주목했다. 흥미로운 점은 인터넷 검색 기능을 차단했을 때 나타난 변화다. GPT의 민주당 지지율은 71%로 하락했고, 그록의 공화당 편향성 역시 사라졌다. 연구팀은 인터넷 검색 기능이 GPT에는 민주당 지지 성향을, 그록에는 공화당 지지 성향을 강화하는 기제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실험은 개발자용 API를 통해 수행되었으며, 실제 서비스 중인 챗GPT와 그록은 후보 추천 요청을 거부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AI 답변을 겨냥한 새로운 선거 전략의 등장

AI의 정치적 편향성은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스웨덴 예테보리대와 찰머스공대 공동 연구팀이 6종의 AI를 대상으로 정치적 글쓰기 과제를 수행한 결과, 대부분의 모델이 중도적 입장을 보였으나 그록은 이민과 범죄, 젠더 정책 등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로이터통신은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마이크 미노그 후보 측에 AI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도록 유도하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전략이 제안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AI가 인용하는 웹사이트에 후보 관련 콘텐츠를 집중 배치하는 방식이다. 정치 컨설턴트 조 보닐라는 AI 답변에 영향을 미치려는 선거운동이 이미 현실화되었으며, 2028년 선거에서는 더욱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응해 앤트로픽은 클로드의 정치적 답변 태도를 개선했으며, 오픈AI 역시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