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지역 리더 120여 명 집결한 이사회 미래 논의

세계여성이사협회(WCD Korea, 회장 정다미)는 지난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비전 있는 이사회와 포용적 성장: 아시아·태평양 이사회의 미래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창립 10주년 기념 포럼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WCD APAC Global Forum'이라는 명칭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 일본 대사를 비롯해 베르나데트 테레즈 페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 던 베넷 주한 뉴질랜드 대사, 에바 마리 루섹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 등 주요 외교 사절들이 참석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 필리핀, 몽골,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인 120여 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포럼은 협회가 설립된 지 10년이 되는 해를 맞아 그동안 거둔 이사회 다양성 확대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참석자들은 이사회가 갖춰야 할 전문성과 독립성, 그리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 이사들이 어떻게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정다미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WCD 글로벌 네트워크의 74번째 지부로 출발한 WCD Korea가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를 통한 기업 및 사회의 성장'이라는 미션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제도 개선과 회원 교육, 각종 글로벌 포럼 및 세미나를 운영하며 이사회 내 다양성을 넓히는 데 힘써왔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과 혁신을 위한 여성의 역할 강조

한성숙 국무총리는 축하 영상을 통해 다양성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피력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며, 성별 격차를 해소할 경우 한국의 1인당 소득이 최대 18%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IMF의 연구 데이터를 소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여성의 리더십 확대와 경제 활동 참여가 지닌 막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버드대학교의 레베카 헨더슨 교수는 신뢰와 혁신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목적 지향적인 조직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인류의 번영을 돕는 방향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여성 이사들이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 일본 대사는 여성의 리더십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정책 사례를 소개하며, 이번 WCD 포럼이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소통의 촉매제가 되어 더 많은 여성과 청년들이 리더로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K-거버넌스의 과제와 실질적 영향력 확대 방안

'K-거버넌스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박영숙 와이즈파트너즈 사장은 현재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진단했다. 그는 전후 압축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소유와 지배의 괴리'라는 유산을 언급하며, 이제는 단순히 제도를 양적으로 늘리는 것을 넘어 자본 효율성과 장기 투자, 주주 권익 보호와 경영권 방어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실행의 질'과 '이사회의 설명책임'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AI 전환기에 대응해 인간의 주도성을 지키는 이사회의 감독 기능이 중요해진 만큼, 재무와 기술, ESG, 인적자본을 아우르는 통합적 거버넌스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사장은 여성 이사들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사내이사 후보군을 넓히고 여성 창업 생태계와의 연결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성효용 성신여자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민세진 동국대학교 교수, 김주연 SK이노베이션·포스코홀딩스 독립이사, 히로코 코이데 WCD 일본 대표, 부츠 가르시아 WCD 필리핀 대표, 온친수렌 덴데브삼부 WCD 몽골 대표가 참여했다. 이들은 각국의 거버넌스 정책 현황을 공유하며 여성 이사의 영향력을 높일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이외에도 베르나데트 테레즈 페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 던 베넷 주한 뉴질랜드 대사, 에바 마리 루섹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 김교태 삼정KPMG 회장 등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으며, WCD 본부의 신디 브링클리 회장 대행은 역대 회장단에게 10주년 기념품을 전달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