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지 울산이 미래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2030 세계 최고 수소도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연간 100만 톤, 즉 전국 수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울산은 기존 산업단지에 국한됐던 수소 활용 범위를 도시 전체로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촘촘한 배관망을 구축하는 한편, 육상과 해상, 공중을 아우르는 통합 모빌리티 허브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수소 밸류체인의 완성은 지역 경제를 첨단 에너지 클러스터로 재편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인프라 확충과 청정수소 기술의 국산화
울산시의 수소 비전은 압도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정수소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는 현재 198.5㎞ 규모인 수소 배관망을 2028년까지 295억 원을 들여 210㎞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북구와 미포국가산업단지 주변에 11.9㎞를 추가로 연결하여 생산 거점과 충전소를 직접 잇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누출 예측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성을 높인다.
생산 방식의 혁신도 병행된다. 2028년까지 829억 원이 투입되는 10㎿급 원전 연계 수전해 설비는 하루 4t의 청정수소를 공급하며, 2029년에는 255억 원 규모의 탄소포집형 수소생산기지가 가동되어 이산화탄소를 90% 포집하게 된다. 기술 자립도 가속화된다. 현대자동차는 2027년 울산공장에서 스택 국산화율 90%를 목표로 직접 생산에 나설 예정이며, HD현대중공업은 1㎿급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스택 상용화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육·해·공을 잇는 광범위한 모빌리티 허브
수소 밸류체인의 성과는 다각화된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울산시는 현재 3,883대인 수소차를 2030년까지 5,600대로, 17곳인 충전소는 22개소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울산과 부산, 양산을 잇는 화물 구간에서는 수소전기트랙터 3대가 물류 실증을 진행 중이다.
모빌리티의 영역은 바다와 건설 현장, 방산 분야로도 넓어진다. 2030년까지 420억 원을 투입해 무탄소 선박 시대를 열 '수소엔진·기자재 육상실증 플랫폼'을 구축하며, 166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고체수소저장합금을 적용한 중대형 수소굴착기 실증도 추진한다. 또한 2029년까지 113억 원을 들여 잠수함용 질소 순환형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등 방산 분야의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발전 분야에서는 250㎿ 규모로 연료전지 발전량을 늘리고, 176억 원을 투입해 300㎿급 가스터빈 수소혼소 기술을 실증하며 대규모 수요처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전환과 맞물려 약 14조 원의 생산 효과와 5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광역 협력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울산시는 지역 내 기반 강화와 더불어 대외 협력 및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수소 산업의 외연을 넓힌다. 인천시와는 수소·LNG 산업의 상생 협력을 위해 에너지 공급 체계와 안전 기술 교류, 공동 사업 발굴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부유식 해상풍력과 그린수소를 연계한 실증 모델을 통해 지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수소의 생산과 공급 인프라를 확충하는 동시에 청정수소 기술과 다양한 수요처를 함께 성장시켜, 수소가 울산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