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작으로 앱 조작하는 안드로이드 XR 기반 글래스 등장

기존의 무거운 XR 헤드셋이 선사하던 공간 컴퓨팅 경험이 약 95g의 가벼운 안경 형태로 진화했다. 단순히 눈앞에 가상 스크린을 띄우는 차원을 넘어, 사용자의 손동작을 통해 앱을 선택하거나 화면 위치를 옮기는 등의 능동적인 조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여 안경 형태에서도 공간형 인터페이스를 구현해낸 결과다.

중국의 AI 글래스 전문 기업 엑스리얼(XREAL)은 30일 서울 마포구에서 제품 체험회를 개최하고 신제품 '아우라(AURA)'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구글 및 퀄컴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우라는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유선 글래스로, 단순 영상 시청을 넘어 앱 실행, 인공지능(AI), 공간 인식 기능을 통합해 XR의 활용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갤럭시 XR과 유사한 인터페이스와 차별화된 시각 방식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를 공유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XR'과 유사한 결을 가진다. 사용자가 검지와 엄지를 맞대는 동작만으로 앱을 지정할 수 있으며, 손의 움직임에 따라 가상 화면의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시각적 구현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갤럭시 XR이 외부 카메라 영상을 내부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비디오 패스스루 방식을 쓰는 것과 달리, 아우라는 투명 렌즈를 통해 실제 현실을 직접 투영하는 광학 시스루 방식을 채택해 디지털 콘텐츠와 실제 공간을 동시에 인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주변 환경 인식과 AI 기능을 수행할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 엑스리얼은 차별화된 전략을 취한다. 디스플레이가 없어 사진 촬영이나 음성 AI 중심의 일상적 활용에 집중하는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와 달리, 아우라는 대형 가상 화면을 통한 게임 및 영상 감상 등 몰입형 콘텐츠 경험에 특화되어 있다. 업무 환경에서도 최대 5개의 가상 화면을 띄워 크기와 위치를 조절하는 멀티윈도 기능을 쓸 수 있으며,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화면 속 콘텐츠에 대해 질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 치지직부터 NBA까지, 확장되는 콘텐츠 생태계

엔터테인먼트 활용도 역시 주요 강점이다. 엑스리얼은 국내외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넓히며 공연, 스포츠, 스트리밍 등 다양한 XR 콘텐츠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을 지원해 게임, e스포츠, 버추얼 스트리머 콘텐츠를 180도 및 360도 영상으로 즐기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NBA 앱을 통해 리그 패스 구독 시 최대 3개 경기를 동시 시청할 수 있으며, 실물 크기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Soapbox'나 8K 입체 영상인 '호두까기 인형' 등 150개 이상의 전용 앱과 콘텐츠를 선보인다. 다만 콘텐츠 이용 조건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분리형 연산 구조와 고성능 하드웨어의 결합

이러한 고도의 공간 컴퓨팅을 뒷받침하는 핵심은 안경 본체와 별도의 연산 장치인 '컴퓨팅 퍽(Compute Puck)'으로 나뉜 분리형 구조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리얼리티 엘리트' 플랫폼이 탑재된 컴퓨팅 퍽은 안드로이드 XR 구동, 앱 실행, 제미나이 AI 처리 등 주요 연산을 담당하며, 4455mAh 배터리와 메모리, 저장장치를 포함한다. 안경 본체에는 저지연 화면 및 센서 처리를 위해 엑스리얼이 자체 개발한 'X1S' 보조 칩이 들어간다. 고성능 연산은 퍽이 맡고 안경은 공간 인식과 화면 표시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조다.

기존 엑스리얼 1S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연결해 화면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면, 아우라는 컴퓨팅 퍽을 통해 안드로이드 XR OS와 앱을 직접 구동한다. 따라서 별도의 PC 연결 없이도 퍽만으로 앱 실행과 손동작 조작이 가능하다. 물론 퍽 없이 호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연결해 화면을 띄울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손 추적이나 공간 컴퓨팅 기능은 제한된다.

디스플레이 성능과 사용 편의성 및 구매 정보

디스플레이는 소니의 마이크로 OLED 패널을 사용하며, 자체 'X Prism' 광학 엔진을 통해 영상을 전달한다. 한쪽 눈당 1920×1200 해상도와 120Hz 주사율, 70도의 시야각을 제공하며, 전자변색 기능을 통해 렌즈 투명도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공간 인식은 6자유도(6DoF)를 지원해 사용자의 위치 이동과 고개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하며, 손동작과 음성, 퍽의 터치패드 및 블루투스 주변기기로 조작할 수 있다.

안경 본체는 95g의 무게를 가지며, 도수 렌즈용 프레임과 세 가지 크기의 코받침을 제공한다. IPD에 따라 두 가지 크기로 나뉘며 보스(Bose)의 사운드 튜닝 기술이 적용됐다. 다만 265g 무게의 컴퓨팅 퍽을 유선으로 휴대해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제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되며, 12GB 램 모델은 169만 원, 16GB 램 모델은 199만 원에 연말 할인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실제 출고는 11월 하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