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품목 견인하며 수출 사상 최고치 경신

대한민국 수출이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누적 900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산업통상부는 1일 발표를 통해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93.7% 급증한 115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은 36.0% 증가한 727억 8000만 달러를 나타냈으며, 무역수지는 425억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10월 수출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1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흐름을 보였으며, 올해 10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9300억 달러로 집계되어 사상 첫 9000억 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AI 열풍에 반도체 259% 폭증…자동차·철강 등 전방위적 상승세

품목별로 살펴보면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 지속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도체 수출은 높은 단가와 물량 유지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259% 폭증한 564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수출도 34%의 성장세를 보였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76% 증가한 52억 400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50억 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서는 선박과 생활용품을 제외한 18개 분야가 모두 증가하며 전방위적인 호황을 입증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제품, 석유화학, 일반기계, 가전, 바이오헬스 등이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다.

자동차 수출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 호조와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변동이 맞물리며 18.1% 늘어난 65억 5000만 달러를 기록,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철강 분야 또한 글로벌 가격 상승에 따른 단가 개선으로 22.3% 증가한 22억 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기기기 수출은 AI 데이터센터용 변압기와 케이블 수요 덕분에 74.0% 급증한 19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 기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선박 수출의 경우 지난해 해양플랜트 수출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중국·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 급증…에너지 수입 확대에 따른 수입 증가

지역별로는 9대 수출 지역 중 중남미와 과거 소련 동구권 국가들을 제외한 7개 지역에서 모두 수출액이 증가했다. 중국향 수출은 270억 달러로 134%라는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은 249억 달러(186% 증가)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32억 달러, 44%↑), 인도(27억 달러, 84%↑), 아세안(213억 달러, 128%↑), EU(81억 달러, 56%↑), 중동(17억 달러, 11%↑) 등 주요 시장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반면 수입 측면에서는 에너지 수입이 63.1% 증가한 164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입액 증가(727억 8000만 달러)를 주도했다. 에너지 외 수입은 29.7% 증가한 562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0월의 견조한 수출 흐름을 바탕으로 오는 11월 중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김 장관은 이러한 성과가 AI 산업 성장에 따른 첨단산업 수요 확대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우리 기업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국 우선주의와 공급망 재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통상 불확실성에 노출된 중소·중견기업들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통상 협력 강화와 수출 애로 해소를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