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 차이 악용한 성범죄와 폭행

해병대에서 복무하며 후임병들을 상대로 강제추행과 폭행을 저지른 20대 선임병이 실형을 선고받고 현장에서 구속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부장판사)는 30일, 군인 등 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의 형을 선고하며 법정구속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렸다.

해병대 사령부 소속이었던 A씨는 지난해 5월 9일, 부대 내 생활관에서 후임병 B씨의 침대에 함께 누운 뒤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B씨의 엉덩이에 문지르는 등 강제추행을 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A씨는 지난 4월 초부터 6월 25일 사이에 또 다른 후임병 C씨를 여러 차례 폭행했으며, 6월 25일에는 C씨의 가슴 부위를 손으로 쓸어내리는 추행을 저지른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의 부인과 법원의 판단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B씨와의 신체 접촉에 대해, 부대 적응에 힘겨워하는 후임병을 격려하기 위해 나란히 누워 대화를 나누던 중 발생한 일일 뿐 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C씨를 대상으로 한 폭행과 접촉 역시 친목 도모를 위한 장난이었을 뿐,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라는 점을 들어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피해자들이 허위 진술을 할 만한 동기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B씨의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시 같은 침대에 있던 다른 선임병의 증언이 B씨의 말과 일치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해당 선임병은 당시의 정황과 인물들의 위치를 상세히 설명했으며, A씨보다 상급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A씨에게 불리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엄격한 군 위계질서와 양형 이유

재판부는 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와 엄격한 계급 체계를 강조했다. 선임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행위였기에, 후임병들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신체 접촉을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았다. 설령 두 사람 사이에 친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A씨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추행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시각이다.

결국 A씨는 폐쇄적인 병영 환경 속에서 저항할 수 없었던 후임병들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안겼다. 재판부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러 온 장병들이 이러한 피해를 입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신의 잘못을 장난으로 치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점이 양형에 반영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