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판결 이후 거세지는 야당의 사법부 압박

지난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야권의 사법부를 향한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사법부의 정치화'로 규정하며, 급기야 인공지능(AI) 판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제기했다. 법원의 판결 내용에 대해 법리적 관점에서 비판을 가할 수는 있으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법 시스템 전체를 공격하는 행태는 경계해야 한다. 정치권이 판결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수록 사법의 중립성을 지키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이중적 잣대와 'AI 판사' 제안 논란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가 정치권의 잣대에 휘둘리면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대한 사건의 유무죄와 형량이 정치적 기준에 따라 요동치는 현실을 국민이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최민희 최고위원 역시 판결을 비난하며 AI 판사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법원이 오세훈 시장을 선택했다거나, 무죄를 찍어내는 기계와 다름없다는 식의 거친 반응이 쏟아졌다. 조국혁신당 또한 이번 판결이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된 것이라며, 조희대 사법부를 향해 극우적 정치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과거 민주당의 행보와 배치된다. 2024년 이재명 당시 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 당시, 민주당은 이를 '사법 살인'이라 부르며 격하게 비판했으나, 지난해 3월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이를 '정의의 실현'이라며 환영했다. 동일한 대법원장 체제 아래에서 당 대표의 무죄는 정의로 치부하면서, 야당 서울시장의 무죄는 사법부 전체의 문제로 몰아세우는 것은 논리적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법부 흔들기, 정치권의 '내로남불'이 초래할 결과

현재 야권은 오 시장의 항소심 판결을 지렛대 삼아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부 전체를 공격할 명분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조 대법원장이 탄핵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국정조사 및 '조작기소 특검법안' 추진까지 예고하고 있다. 재판부의 법리 해석이나 증거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판결 자체를 정치적 결탁의 결과로 매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압도적 의석을 가진 제1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밀리는 현상 중 하나가 이러한 사법부 공격 때문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하다. 사법의 정치화를 부추기는 근본 원인은 결국 판결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정치권의 이중잣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