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구도 깨뜨린 트롯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대중음악사에서 특정 장르가 세계적인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천재적 존재가 반드시 등장한다. 현재 K-POP 아이돌이 정교한 시스템과 군무를 앞세워 서구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원형을 간직한 '트롯'은 여전히 언어와 문화적 장벽에 부딪힌 로컬 장르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MBN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무명전설- 트롯사내들의 서열전쟁》과 그 후속작인 《전설의 사내》가 등장하며 상황은 급변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TV조선이 견고하게 구축해 온 트롯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고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기록하며 시장의 재편을 이끌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장한별이라는 인물이 자리 잡고 있다. 임영웅이 팬데믹의 아픔을 위로하는 서사를 구축하고 김용빈이 정통 성음으로 비장미를 복원했다면, 장한별은 전혀 다른 미학적 지점을 제시한다. 그는 서구 록 음악의 강력한 벨팅 발성과 글로벌 무대에서 다져진 야성을 지닌 채 한국 가요계의 핵심부로 진입한,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온 보컬 거인이다.
호주 엘리트에서 말레이시아의 황태자로 거듭난 여정
호주에서 태어난 장한별의 음악적 행보는 마치 거대한 대륙을 횡단하는 서사와 같다. 그는 세계 대학 순위 40위권인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치의학 전공이라는 탄탄한 엘리트 코스를 뒤로하고 귀국을 선택했다. 2011년 록 밴드 레드애플의 메인보컬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완벽한 영어 구사 능력과 관객을 압도하는 탄탄한 보컬 피지컬을 바탕으로, 2014년 유럽 9개국 클럽 투어를 전석 매진시키며 2차 앵콜 공연까지 성사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 밴드 탈퇴와 공백기를 거친 그는 2019년 말레이시아의 국영 오디션 프로그램인 《빅 스테이지(Big Stage) 시즌 2》에 도전했다. 여기서 그는 외국인 최초로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으며, 52주 동안 현지 차트와 인기 순위 1위를 독점하며 '말레이시아의 황태자'로 불렸다. 이러한 이력은 그의 보컬이 가진 범상치 않은 디아스포라적 체급을 증명한다.
압도적 가창력과 거대해진 '은하수' 팬덤
모국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은 '울보 가수' 장한별이 《무명전설》 무대에 섰을 때, 마스터로 참여한 주현미는 그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