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게임 팬들의 새로운 놀이터로
한국의 게임 기업들이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로 낙점했다. 콘솔이나 PC 플랫폼이 아닌 SNS를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례적이지만, 별도의 앱 설치 과정이 필요 없는 가벼운 형태의 미니게임이 중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넵튠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넵튠은 지난 2일, 중국의 대표적 SNS인 위챗의 미니게임 플랫폼을 통해 ‘총잡이 고양이’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번 신작은 기존 모바일 게임을 HTML5(H5) 기술을 적용해 앱 설치 없이도 즉각 실행할 수 있는 버전으로 재가공한 것이다. 유수게임즈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소수의 인력으로 개발한 이 게임은 총을 든 고양이가 나무를 채집하며 성장하는 방식의 방치형 슈팅 RPG다. 지난 6월부터 유통권을 확보한 넵튠은 향후 위챗에 공급할 게임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양극화된 국내 게임업계의 생존 전략
현재 한국 게임업계는 대형사와 중견사 간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넥슨과 크래프톤 같은 대형사들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4조 5,072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크래프톤 역시 창사 이래 최고치인 3조 3,26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네오위즈, 시프트업, 웹젠 등 중견 기업들은 신작 부재와 기존 타이틀의 매출 감소로 인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부진을 겪었다. 이는 게임 이용자 층의 감소와 숏폼 콘텐츠 등 새로운 경쟁 매체의 등장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경영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특히 메신저 내부에서 구동되는 미니게임 산업이 중국에서 독보적인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위챗은 2017년 12월 28일 미니게임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는데, 당시 ‘탸오이탸오(점프점프)’는 출시 단 사흘 만에 4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현재 이 시장의 규모는 일반적인 설치형 게임 시장과 맞먹는 수준에 도달했다.
글로벌로 확산되는 미니게임 플랫폼 열풍
시장 조사 기관인 퀘스트모바일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위챗 미니게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6억 5,400만 명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32.7%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모바일 게임 앱의 MAU는 6억 7,200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나 성장률은 4.0%에 머물러 미니게임의 가파른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이러한 SNS 기반 미니게임 트렌드는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에서는 라인야후의 게임 부문인 라인게임이 9월 도쿄게임쇼에 참가해, 다운로드 없이 바로 실행 가능한 ‘라인 미니앱’ 체험 공간을 마련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플랫폼들도 움직이고 있다. 토스의 미니앱 플랫폼인 ‘앱인토스’는 지난해 7월 출시 당시 100여 개였던 제휴 미니앱을 올해 8월 1만 개까지 늘렸으며, 월 방문자 수는 400만 명에 달한다. 위메이드플레이의 ‘애니팡2’ 웹 버전은 지난 1월 앱인토스에서 일평균 약 5만 명의 이용자를 기록했다. 또한 원스토어는 지난 7월 텐센트와 협력하여 위챗 미니게임을 도입하는 ‘원플레이’ 서비스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