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심사 본격화와 여야의 엇갈린 행보

정부의 내년도 지출 규모가 820조 900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치에 달하면서, 차기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입법 및 예산 전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국정감사 일정을 마무리한 국회가 '입법 국회'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법정 처리 시한을 앞두고 양측의 치열한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야는 정부가 제출한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4일과 5일 양일간 종합정책질의를 수행하며, 이어 9일부터 12일까지는 각 부처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6일부터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통해 개별 사업의 증액과 감액 여부를 세부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이번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법정 기한은 다음 달 2일이다.

민주당의 '적극 재정' vs 국민의힘의 '134조 삭감' 전략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지지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성장의 혜택이 국민 삶에 직접 닿도록 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예산의 무게중심을 둘 방침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일자리, 주거, 서민금융 등 3대 사회정책 분야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예산 증액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3대 메가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예산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부 원안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전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성격의 예산을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여당은 총 134조 원 규모의 삭감을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올해 324억 원이었던 신고 포상금 예산이 내년 2546억 원으로 약 8배 폭증한 점을 지적하며, 이를 '국민 감시용'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 압박을 가할 계획이다. 또한 메가프로젝트 관련 증액 예산 역시 철저한 현미경 검증을 통해 적정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국회 심의권 논란

예산 증액 여부와는 별개로, 미래대응기금의 성격을 두고도 여야의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첨단산업 육성 차원에서 해당 기금이 전략적 투자의 성격을 띤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금의 신설 과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기금의 주요 지출 항목을 국회의 사전 의결 없이 30% 범위 내에서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