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컴퓨터가 견인한 역대급 수출 실적

대한민국 수출이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10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올해 10월 수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93.7% 급증한 115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올해 누적 수출액도 9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연간 1조 달러 달성이라는 대기록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반도체 분야의 압도적인 성장세가 전체 수출을 이끌었으며, 자동차와 전자기기, 컴퓨터, 석유제품 등 주요 주력 품목들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강력한 뒷받침 역할을 수행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52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이는 지난 9월의 56억 3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564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9.4%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10월 중 최고 기록이자 지난 9월(603억 달러)에 이은 역대 2위 규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설비 투자를 지속하면서, 높은 제품 단가와 물량이 동시에 유지된 결과로 풀이된다.

품목별 고른 성장과 에너지 수입 증가

주요 20대 수출 품목 중 18개 항목이 전년보다 늘어난 가운데, 컴퓨터 수출은 58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96.6% 폭증했다. AI 서비스의 확산에 따른 서버 인프라 투자 확대와 서버용 SSD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자동차 역시 하이브리드차의 수출 호조와 조업일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8.1% 증가한 65억 5000만 달러를 기록, 10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석유제품은 69억 2000만 달러(80%↑), 석유화학은 40억 달러(27.5%↑)로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로 판매단가가 상승했다. 다만 물량 측면에서는 석유제품이 7.5%, 석유화학이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은 주요국의 수입 규제 압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가격 상승 덕분에 전년 대비 22.3% 증가한 22억 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자기기 또한 AI 데이터센터용 변압기, 전선, 케이블 수요 증가로 19억 9000만 달러(74%↑)를 기록했다. 화장품(14억 4000만 달러, 57.5%↑), 농수산식품(11억 1000만 달러, 11.6%↑), 바이오헬스(15억 3000만 달러, 30.2%↑) 모두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수입은 에너지 수입(164억 9000만 달러, 63.1%↑)을 포함해 총 727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대중·대미 수출 호조와 무역수지 흑자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269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3.6% 증가하며 5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대미국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 전기기기 등 AI 관련 품목의 활약으로 전년 대비 185.8% 늘어난 249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 지역 수출은 213억 3000만 달러(128%↑), 유럽연합(EU) 수출은 81억 달러(56%↑)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42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400억 달러 상단을 유지했다. 올해 1~10월 누적 흑자는 294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91억 달러가 늘어났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월에도 수출이 1100억 달러 이상의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함에 따라 11월 중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주요국과의 통상 협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수출 성장의 결실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