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우려 씻어낸 현금 흐름 전망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시장의 불안감이 높았던 오라클의 주가가 12%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회사가 제시한 예상보다 낙관적인 잉여현금흐름 전망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킨 결과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힐러리 맥슨 오라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례 투자자 설명회에서 2029회계연도에 잉여현금흐름이 3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러한 발표 직후 오라클의 주가는 장중 한때 148.48달러까지 치솟으며 1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날인 27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주가가 33%나 하락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극적인 반등이다. 맥슨 CFO는 2028회계연도 말에는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되는 자본 지출이 2028년경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와 다음 회계연도에 자본 지출이 최고조에 달하지만, 2029회계연도부터는 지출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2029년부터는 외부 자본 조달 없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자금만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자금 조달 계획과 데이터센터 확장 전략
오라클은 추가적인 자금 조달 규모를 2030회계연도까지 200억 달러 수준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FT에 따르면 회사는 부채 발행과 주식 발행을 병행하여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2030회계연도의 총매출 목표치는 2250억 달러로 잡혀 있다. 오라클 측은 성명을 통해 고객들의 선불금 덕분에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며, 이에 따라 초기 단계의 현금 소요액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계획도 구체화되었다. 맥슨 CFO는 향후 2년 내에 고객들에게 제공할 데이터센터 용량을 7기가와트(GW)만큼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8회계연도 말의 총 데이터센터 용량은 10GW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1GW는 미국 내 약 7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재무적 부담과 운영상의 과제
현재 오라클은 기존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컴퓨팅 파워를 판매하는 데이터센터 중심 사업으로 체질을 개선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2026회계연도에는 23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무적 압박은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 7월 S&P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 현재 투기 등급 바로 위 단계에 머물고 있다. 오라클은 올해 초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7~9월 분기에는 200억 달러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하며 자금을 확보했다.
운영 측면에서의 리스크도 존재한다. 위스콘신주 사업장의 전력 공급이 지연되는 문제를 겪었으며, 미시간주 프로젝트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주가 측면에서는 이번 급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대비 하락폭이 여전히 약 25%에 달하는 상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아누라그 라나는 이번 지출 계획과 전망이 향후 2년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과도한 자본 지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