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 해법은 직류 기술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직류(DC)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을 제안했다. 구 회장은 지난 2일 개최된 '2026 국제배전협의회(CIRED) 워크숍'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러한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CIRED는 전 세계 전력 전문가들이 모여 차세대 배전 표준과 기술적 지향점을 토론하는 권위 있는 자리로, 아시아 지역에서 행사가 개최된 것은 협의회 역사상 최초의 사례다.

AI와 전력망의 선순환 구조 구축 강조

구 회장의 연설은 AI 인프라의 팽창이 초래한 전력 부족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화두에 집중되었다. 그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전력망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고도화된 AI 기술이 역으로 전력망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예측하는 'AI for Grids'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전력망과 AI가 서로를 지원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직류와 지능형 플랫폼을 통한 배전 산업의 진화

미래 전력망의 핵심 동력으로 구 회장은 '직류(DC)' 기술과 '지능형 플랫폼'을 지목했다. 이는 기존의 단방향 송전 방식에서 탈피하여, 직류와 교류를 병행 활용함으로써 데이터센터와 같은 특정 수요처의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배전 산업의 미래상으로 전력 기기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해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에너지를 유연하게 교환하는 '지능형 양방향 에너지 플랫폼'을 제시했다. 그는 배전 산업이 단순한 전력 전달을 넘어 글로벌 산업 성장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미 시장 선점 및 2030년 시장 전망

LS일렉트릭은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전력 부족 현상이 심화된 미국 시장을 겨냥해, 초고효율 전력변환장치(PCS) 및 데이터센터 전용 솔루션 관련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하며 DC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수요에 따라 변압기와 개폐기 등을 포함한 배전 인프라 시장 규모가 2030년경 1,500억 달러(한화 약 20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교류 중심에서 직류 중심으로의 전력망 재편이 이러한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