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네이버 지분 확보와 지배구조 변화

엔비디아가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네이버의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다. 이번 투자 결정에 따라 네이버와 엔비디아, 그리고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가 공동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네이버의 공시에 따르면,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10억 달러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은 다음 달 6일로 확정되었다. 당초 10월 30일로 예정되었던 납입 시점이 11월 6일로 조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신주 상장 예정일 역시 기존 11월 20일에서 27일로 변경되었다. 최종적인 신주 발행 규모는 오는 11월 3일 적용되는 환율을 기준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약 4.54%를 보유하게 되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네이버의 주주 구성은 8월 기준으로 국민연금공단이 9.49%로 최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블랙록이 7.31%로 2대 주주를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이들 뒤를 이어 3대 주주가 됨에 따라, 기존 3대 주주였던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지분율은 기존 4.03%에서 약 3.84%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분 희석 감수한 이해진 의장의 승부수

업계에서는 이해진 의장이 개인 지분율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엔비디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영입한 것을 두고, 글로벌 시장 내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분석한다. 이해 의장은 지난 11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 결합을 다룬 기자간담회 당시, 지분 감소에 대한 우려 섞인 질문에 대해 본인의 지분보다는 사업의 확장과 성장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사업적 가치를 강조한 바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가 보유한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동력 삼아 글로벌 인프라 사업을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엔비디아의 첨단 GPU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 및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과 결합하여 전 세계 컴퓨팅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각국에서 전개하는 소버린 AI 사업과 연계함으로써 해외 시장 진출의 접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조 원 규모 인프라 투자와 AI 팩토리 로드맵

AI 팩토리 사업을 위한 핵심 투자 조건도 갖춰졌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브룩필드와 함께 90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구조는 브룩필드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데이터센터 등 기반 시설을 구축하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를 활용해 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엔비디아는 여기에 차세대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여 2027년 상반기까지 55MW 규모의 AI 팩토리를 가동할 계획이며, 2028년에는 이를 200MW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이후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장기적으로는 기가와트(GW)급 규모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해 의장의 이번 결정이 단기적 지분율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네이버 AI 사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