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회의 횟수 축소에 단기 금리 하락, 장기 금리는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가운데, 국채 금리는 만기별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결정 회의의 횟수를 감축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낸 반면 장기 국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렸다.

28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약 0.05%포인트 오른 5.045%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 역시 약 0.06%포인트 상승한 5.364% 수준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이와 대조적으로 연준의 정책 방향성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약 0.01%포인트 밀려난 4.726%로 나타나며 하락세를 보였다.

FOMC 운영 방식 변화가 가져온 시장의 비둘기파적 해석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3.75~4.00% 범위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9월 3년 만에 단행했던 0.25%포인트 금리 인상 이후 찾아온 일시적인 휴지기라고 볼 수 있다. 금리 동결 직후에는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와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며 2년물 금리가 한때 4.78%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FOMC의 운영 체계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 워시 의장은 내년 가을까지는 연간 8차례의 정례회의를 유지하되, 2027년에는 7차례, 2028년부터는 연 6차례로 금리 결정 회의 횟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줄어든 회의만큼의 시간은 중장기적인 통화정책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발표 직후 2년물 금리는 장중 최저 4.70%까지 하락했으며 달러화 역시 상승분을 반납하고 약세로 전환되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G10 외환 리서치 책임자인 스티브 잉글랜더는 시장이 이번 회의 일정 조정안을 비둘기파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결정 기회가 줄어듦에 따라 긴축의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12월 인상 가능성 여전…경제 지표에 쏠린 눈

회의 횟수 축소가 곧 금리 인상 횟수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실제로 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90%를 상회하고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내년 중반까지 총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케이 헤이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12월에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나 경제 지표의 강세가 나타날 경우 내년에도 추가적인 긴축이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세 역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시장에 상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워시 의장은 경제 성장세는 긍정적이나 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키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29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GDP 성장률 등 주요 경제 지표로 향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할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 유입으로 미국 국채시장은 반등세를 보였으며, 블룸버그 미국 국채 총수익률 지수는 이달 들어 1.9% 상승하며 2025년 초 이후 최대 월간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