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재건 및 에너지 안보를 위한 양국 협력 제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재건 사업과 관련해 튀르키예의 현장 경험과 한국의 우수한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국 간 공동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는 2일부터 4일까지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출국 전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비극을 향해 보여준 한국의 깊은 관심과 배려를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예멘의 친이란 반군인 후티와 대립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메카 공동방위조약'에 근거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글로벌 에너지 동맥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운송 경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경제·방산·원전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양국 관계의 최우선 과제는 정치적 대화의 심화와 경제적 동력의 확보로 요약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방위산업과 원자력에너지, 첨단기술 및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분야를 핵심 기회로 지목했다.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상호 투자를 늘려, 연간 교역 규모를 150억 달러(약 20조 원)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시노프 제2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한 질문에는 에너지원 다변화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설명했다. 한국이 원자력 분야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을 유력한 협력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전력 생산 비용과 투자 재원 조달, 그리고 튀르키예 경제에 미칠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튀르키예 산업계의 참여와 기술 노하우 축적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무역 불균형 해소와 방산 기술 협력 확대

현재 양국 간 교역 구조에 존재하는 불균형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탄탄한 제조 기반과 유럽연합(EU)과의 관세동맹을 활용한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며, 한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가 이즈미트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 점에 만족감을 표하며, 자동차·기계·제약·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튀르키예 기업의 한국 시장 입지 강화와 상호 이익을 강조했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드론 기술을 중심으로 한 협력 확대를 시사했다. 튀르키예가 자체 개발한 PD170 엔진이 드론 성능을 입증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의 엔진 기술에 대한 관심에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알타이 주력전차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드론, 전자시스템, 첨단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양국의 기술과 생산 역량을 결합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팔레스타인 평화와 물류 인프라 구축 비전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류 역사의 오점이라고 규정하며, 휴전 합의를 넘어선 신속한 재건 작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튀르키예의 건설 및 기반시설 경험과 한국의 기술·재원 조달 역량을 합쳐 의료시설, 학교, 주택, 에너지 및 수도 시설 복구 사업을 공동 추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팔레스타인의 항구적 평화는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 주권국가 수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중동의 안보 위기와 관련해서는 사우디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하며, 메카 협정의 비준 절차를 통해 공동방위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응하기 위해 튀르키예의 전략적 입지를 활용한 복합운송망 구축 계획을 밝혔다. 헤자즈 철도 재활성화와 카스피해 횡단 구상, 이라크 알파우항을 잇는 개발도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물류 거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의 철도 및 지능형 교통 시스템 전문성을 높이 사며, 관련 분야에서의 공동 투자와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