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경신과 장기 공급 부족 전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사는 내년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장기공급계약(LTA)을 잇따라 체결하며 중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두 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에서 106조 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이는 HBM 등 고부가 제품군이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SK하이닉스 또한 83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양사의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 합계는 190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29년까지 물량 완판… 물리적 공급 제약 직면
현재 메모리 물량은 사실상 완판된 상태이며,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027년까지의 공급 물량이 목표 가격대로 협상이 완료되어 이미 솔드아웃(완판)되었으나, 고객사들로부터 추가 증량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체적인 수요를 종합해 볼 때, 향후 3년간인 2029년까지의 D램 및 HBM 물량은 거의 모두 완판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공급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차세대 제품 생산에 따르는 물리적 한계가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신규 팹 건설부터 웨이퍼 생산까지 소요되는 긴 리드타임을 고려할 때, 내년의 설비투자 증가분이 2028년 비트(Bit) 생산량 증대로 즉각 연결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력으로 생산량을 늘릴 HBM은 다이 사이즈가 커지고 메탈 공정 레이어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물리적인 공급 확대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객사 확대와 탄력적 공급 운영 전략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자,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원하는 글로벌 고객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하이퍼스케일러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오토모티브 분야까지 다년공급계약을 맺으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10개의 대형 고객사와 계약을 마쳤으며, 추가로 10개 업체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전체 생산능력의 60~70%를 HBM으로 채울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고객사를 기존 10곳에서 14곳으로 늘려나갔다. 선제적으로 확보한 HBM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을 차지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도 HBM 비중을 5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매크로 이슈 등 다양한 변수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선제적 인프라 투자를 통해 클린룸을 확보하되 수요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며 설비 도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