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업군을 관통하는 사이버 공격의 파상공세

대한민국 산업계 전반이 사이버 공격자들의 주요 표적이 되며 보안 비상등이 켜졌다. 이번 주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롯해 보험, 유통, 항공, 건설업계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는 연쇄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언론사마저 공격 대상에 포함되면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 원격 시스템 제어권을 탈취할 수 있는 'PHP2Shell' 보안 취약점에 대한 경고도 비등하고 있다. 기업 내부망에 은닉된 장비들이 공격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내외에서 해당 취약점을 악용한 실제 공격 사례가 잇따라 포착되는 중이다.

금융권 및 가상자산 시장의 대규모 정보 유출

금융권의 보안 위협은 이달 초 은행권 사고 이후 금융투자업계와 가상자산 시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해킹에 의한 정보 유출 사고가 확인되었으며, 특히 대신증권은 자체 조사 결과 약 3만 8,000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피해도 심각하다. 빗썸은 사내 시스템 침해로 인해 고객 6,400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으며, 여기에는 계좌번호와 신분증 사본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스트리미가 운영하는 고팍스와 프라뱅에서도 침해 사고가 발생했는데, 프라뱅은 약 1억 원 상당의 자산 피해를 입었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생명, 롯데 스푼(기프티엘), 놀유니버스, 진에어, GS건설, 머니투데이 등이 이번 주 보안 사고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AI 악용 공격과 취약 시스템을 겨냥한 위협에 노출되었다.

내부망 사각지대 노리는 PHP2Shell 위협

시스템 제어권 탈취를 가능케 하는 PHP2Shell 취약점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대만의 네트워크 저장장치(NAS) 제조사인 시놀로지는 최근 자사 제품 내 일부 애플리케이션이 PHP 취약점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긴급 보안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이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역시 이용자들에게 최신 버전으로의 업데이트를 강력히 권고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웹서버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에 연결된 숨겨진 장비들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안 기업 지니언스의 분석에 따르면, 클라우드 네트워크접근제어(NAC) 플랫폼에 연결된 장비 중 내부망에서 PHP 환경을 사용하는 장비의 96%가 PHP2Shell 취약점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언스는 외부 스캔 도구만으로는 내부망의 사각지대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사적 자산에 대한 가시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과 비트코인 시장의 충격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는 약 63억 달러(한화 약 8조 4,000억 원) 규모의 해킹 피해가 발생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는 이번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산 탈취 사건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했다. 공격자는 내부 엔지니어의 노트북을 해킹하여 거래소의 핫월렛 시스템에 침투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낸스는 즉각적인 입출금 중단 조치를 취했으며, 테더와 서클 등 파트너사들과 협력하여 탈취된 자산 중 약 30억 달러를 동결하는 데 성공했다. 거래소 측은 고객 자산의 안전을 보장하며, 발생한 손실은 자체 보험기금(SAUF)과 회사 자금을 통해 전액 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4%가량 급락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화 자산의 특성상 강제 환수가 어렵다는 점을 들어, 옵션 만기일 등 주요 일정과 맞물려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