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진술 신빙성 두고 특검과 재판부 정면 충돌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불복하며 상고를 결정했다. 특검 측은 지난 30일,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의 근거들에 대해 구체적인 평가나 지적을 생략한 채 명태균 씨의 진술을 배척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명 씨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항소심의 결정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넘어선 위법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명 씨의 발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정황 증거가 존재함을 역설했다. 명 씨는 특검 조사 당시 2021년 1월 20일,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가 필요하다는 언급과 함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사를 소개받았으며, 이틀 뒤인 22일에 조사를 의뢰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실제로 특검은 해당 날짜에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전화를 시도했던 부재중 메시지를 확보했으며, 강 전 부시장이 명 씨에게 국민의힘 경선 관련 자료를 넘긴 사실도 확인했다.
여론조사 대납 및 비용 처리 의혹에 대한 반박
이후 강 전 부시장은 명 씨의 요청에 따라 머니투데이를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위한 언론사로 소개했고, 실제로 해당 매체를 통해 결과가 발표됐다. 또한 오 시장의 선거캠프 팀장인 김 모 씨가 2021년 2월 22일 지인 정 모 씨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소개한 미래한국연구소(명 씨 운영)에 조사를 의뢰했으나 나경원 의원에게만 유리한 결과가 나와 강 전 부시장이 분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검은 이러한 정황들이 명 씨 진술의 핵심 내용을 보강하고 있어, 설령 일부 진술에 의구심이 있더라도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의 여론조사 의뢰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 김한정 씨를 통해 대납하게 했는지에 대한 쟁점도 다시 다뤄졌다. 특검은 김 씨가 명 씨를 소개받은 직후인 2021년 2월 1일에 1,000만 원을 입금한 점과, 김 씨는 조사 결과를 받지 못했으나 강 전 부시장은 결과지를 전달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대납 사실이 성립한다고 보았다.
재판부의 사실 오인 및 판결 모순 지적
특검은 항소심 재판부가 오 시장과 명 씨가 2020년 12월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이미 만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2021년 1월 20일에 처음 대면했다고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항소심 판결문 내 다른 부분에서 오 시장이 2020년 12월 9일에 명 씨를 처음 만났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는 명백한 사실 오인이자 판결문의 앞뒤가 맞지 않는 이유 모순의 위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 23일 오 시장의 혐의에 대해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명 씨의 진술을 유일한 직접 증거로 보았으나, 해당 진술이 개인적 감정이나 유불리에 따라 재구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명 씨의 진술을 제외하면 오 시장의 혐의를 입증할 다른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항소심의 요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