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쇠락의 징후, 과거의 성공에 갇힌 오만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그의 저서 '역사의 연구'를 통해 문명이 흥하고 망하는 원리를 '도전과 응전'이라는 법칙으로 규정했다. 토인비의 분석에 따르면 모든 문명이 소멸하는 과정에는 '휴브리스(Hubris)'라는 요소가 존재한다. 이는 과거에 자신을 승리로 이끌었던 방식이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믿어버리는 오류를 뜻한다. 이러한 오만함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만들며, 결국 번성하던 문명을 몰락의 길로 이끈다.

SNS를 통한 직접 소통이 갈등의 전장으로 변질

약 한 달 전,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이 효과적인 위기 관리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칼럼을 통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지적했던 핵심은 지지율 하락과 진영 내 분열이라는 위기 속에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의 경험에 의존해 지나치게 적극적인 SNS 정치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5선 이상의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과 진행한 만찬에서도 SNS 활용 빈도에 대한 우려 섞인 건의가 나왔으나, SNS를 자신의 '목숨줄'로 여기는 이 대통령은 이를 무시한 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SNS는 국민과 직접 맞닿을 수 있는 소통 창구라는 강점이 있으며, 대통령의 관심사를 공유함으로써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SNS에 몰두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보여준 이 대통령의 행보는 본래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그는 쏟아지는 논란에 일일이 개입해 반박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국민들을 향해 명확한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여야와 진보·보수의 경계를 가리지 않는 이 대통령의 이른바 '키보드 배틀'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비판 세력을 향한 낙인찍기와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

특히 이 대통령은 정부의 검찰개혁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지지층을 '무책임한 극단주의파'라는 뜻의 '무극파'로 규정했다. 또한 '에펨코리아'의 게시글을 인용해 다문화가족 관련 발언을 했던 것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을 '극단적 진영주의자'라고 불렀다. 중대범죄수사처장의 국무회의 정례 참석에 대해 우려를 표한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적에 대해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팩트체크 결과를 근거로 '위헌적인 억지'라며 맞섰다. 이처럼 모든 상황을 전장처럼 인식하는 태도는 지지층 내부에서도 상당한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무회의 생중계 축소 건의와 관련한 논란 역시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생중계 방식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하지만 최근의 국무회의 생중계 양상을 보면 기존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다. 내국인 농업 일자리 논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