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예산안, 국회 심사 본격화
내년도 국가 예산안의 운명을 결정할 820조 9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심사가 이번 주(11월 2일~6일)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되는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4일과 5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가 연이어 예정되어 있다. 이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한국 경제 점검, 그리고 10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등 주요 경제 지표와 외부 평가가 집중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은 총지출 820조 9000억 원으로, 이는 올해 본예산 대비 12.8%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내년 국세수입을 584조 4000억 원으로 추산함에 따라,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GDP 대비 0.1%로 축소되고 국가채무비율 역시 48.3%로 낮아지는 재정 구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번 심사의 핵심 쟁점은 새롭게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최근 10년의 흐름을 상회하는 162조 30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활용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야당은 해당 기금이 국회의 통제권을 벗어난 '포퓰리즘성 기금'이라며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보여, 올해 발생한 63조 2000억 원 규모의 초과세수를 기금에 어느 정도 반영할지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동향과 해외 기관의 한국 경제 평가
물가 안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도 공개된다. 국가데이터처는 3일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2%대로 진입했으나, 석유류 가격이 14.8% 급등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세부 지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날에는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가 개최된다.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도 이번 주에 가늠된다. IMF는 3일부터 17일까지 한국과의 연례협의를 진행하며, 피치 역시 3일부터 5일까지 연례협의단을 파견한다. 이형일 부총리는 오는 5일 피치 협의단과 직접 대면할 계획이다. 앞서 피치는 지난 1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와 '안정적' 전망으로 유지하면서도, 재정 투자가 잠재성장률 제고로 연결되지 않은 채 부채만 늘어날 경우 등급에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미래대응기금 운용에 대한 해외 기관의 평가가 주목된다.
주요 통계 발표 및 부처별 일정
이외에도 국가데이터처는 4일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5일에는 2025년 다문화인구동태 통계를 공개할 예정이다. 주요 부처의 일정으로는 부총리의 주한미국대사 면담, 자동차산업 현장 방문 및 업계 간담회, 방글라데시 재무장관 면담 등이 비공개로 진행된다. 또한 대외경제장관회의와 국가AI전략위원회 회의, 그리고 KDI의 노인요양시설 관련 보고서 발표 등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일정들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