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제조사 중심 수익 개선, 소재·설비는 여전히 적자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 겸 포스코퓨처엠 대표가 침체 국면에 빠졌던 국내 배터리 산업이 반등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의 흐름은 배터리 셀 제조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되는 단계이기에, 산업 생태계 전반이 완전히 살아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관측을 내놓았다.
엄 협회장은 29일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의 날' 기자회견을 통해,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오며 셀 제조사들의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소재나 설비 분야 업체들이 여전히 적자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두고 아직 산업의 완전한 회복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SS 시장 확대와 유럽 성장세가 반등의 열쇠
하위 공급망 업체들의 실적 개선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 엄 협회장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확장되는 점이 돌파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중인 유럽 전기차 시장의 영향력이 배터리 생태계 하단까지 전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직접 환급 제도 등 정부 지원책 마련 촉구
국내 배터리 생태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한 정부 협력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엄 협회장은 적자 기업들이 혜택을 보기 어려운 법인세 감면 방식보다는 세액을 직접 돌려받는 형태의 보완책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세한 회원사들이 적자로 인해 법인세를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언급하며, 직접 환급 제도의 도입을 위해 협회와 국회,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포스코퓨처엠, 대규모 수주 기반으로 2028년 본격 가동
엄 협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었다.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 제품 출하량과 공장 가동률이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중단되었던 프로젝트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재개되면서,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합쳐 이미 150만 톤 규모의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한 상태다.
이어 연말까지 2~3건의 추가 계약을 통해 약 120만 톤의 수주를 더 확보할 경우, 총 수주량은 250만에서 270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물량은 통상 2~3년의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며, 2028년부터는 본격적인 가동과 함께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