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과 중동 분쟁이 끌어내린 소비 심리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국면과 중동 지역의 충돌 지속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심리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수출의 호조세가 소비 심리의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 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향후 1년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를 기록하며 넉 달째 변동 없는 수준을 유지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4로 집계되어 전월보다 1.2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9월 2.1p 상승하며 반등했던 지표가 다시 한 달 만에 하락으로 전환된 것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과 가계수입전망, 향후경기전망 등 총 6개 지표를 종합한 수치다. 지표의 기준점인 100을 상회하면 장기 평균보다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하며, 이번 지수는 지난 5월부터 6개월 연속 100 이상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수출 호조와 높은 성장률이 소비자 심리의 기초적인 개선 동력이 되고 있으나, 금리 상승과 중동 지역의 충돌 지속, 주가 하락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하며, "다만 하락 폭 자체는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경기·고용·주택 시장의 동반 하락세

CCSI를 구성하는 6개 세부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을 제외한 나머지 5개 항목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향후경기전망CSI는 88로 전월 대비 2p 밀려나며 지난 4월(79)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경기판단CSI 역시 82로 1p 내렸다. 가계수입전망CSI와 소비지출전망CSI는 각각 101과 109로 1p씩 감소했으며, 생활형편전망CSI도 97로 1p 낮아졌다. 반면 현재생활형편CSI는 93을 기록하며 1p 상승했다. 박 팀장은 주가 하락의 여파에 대해 "주가가 가계수입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언급하면서도,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지는 심리조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고용과 임금에 대한 기대치도 약화되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6, 임금수준전망CSI는 122로 각각 2p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경기 둔화 가능성과 더불어 AI 기술의 발전이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등이 이러한 심리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24로 전월보다 1p 하락했다. 지난 7월 127에서 8월 125로 낮아진 뒤 9월에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박 팀장은 "장기 평균인 107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주택가격전망CSI가 133에서 130으로 3p 하락하며 다른 지역보다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6대 광역시는 121에서 120으로, 기타 지역은 124에서 123으로 각각 1p씩 낮아졌다.

물가 전망과 기대인플레이션 현황

금리수준전망CSI는 127로 전월보다 1p 하락했다. 지난달 128을 기록하며 2023년 10월과 같은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던 것과 비교된다. 향후 1년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지난 7월 이후 넉 달째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넉 달째, 5년 후는 2.6%로 7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박 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점은 상방 요인이다"라며 "석유 최고가격제의 연장과 기준금리 인상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월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2.9%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제품(52.6%), 농축수산물(36.0%), 공공요금(30.4%) 순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