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발전이 불러온 복제 위기와 인증의 중요성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제품의 진위를 가려내는 기술적 역량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지나 음성은 물론, 제품의 디자인과 디지털 콘텐츠까지 손쉽게 복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제조 및 유통 전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제품 이력 관리 및 정품 인증 기술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러 참여자가 정보를 공유하고 기록의 변조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은 기존의 중앙집중형 관리 방식과는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다. 실물연계자산(RWA)과 컬렉터블 사업을 전개하는 펑크비즘(PUNKVISM) 또한 이러한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는 펑크비즘홀딩스의 황현기 대표는 정품 인증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혔다.
기존 인증 방식과의 차별점과 글로벌 트렌드
황현기 대표는 AI와 자동화로 인해 제품 및 콘텐츠 복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외형이나 품질로 진위를 판단했으나, 미래에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생성된 기록의 유무가 신뢰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기록을 관리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
QR코드나 홀로그램 같은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블록체인은 인증 정보의 저장 위치와 관리 주체, 변경 이력 확인 방식에 있어 높은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가 가능하다. 다만 황 대표는 블록체인 기록 자체가 자동으로 진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초 등록 시의 엄격한 검증과 실물 제품을 디지털 데이터와 결합하는 기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LVMH, 프라다, 까르띠에 등이 참여하는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제품의 디지털 인증과 이력 관리를 위한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 제도는 원재료부터 생산, 유통, 지속가능성 정보를 디지털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는 산업계 전반에서 제품 이력 관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컬렉터블 카드에서 RWA까지, 펑크비즘의 확장 전략
펑크비즘은 현재 컬렉터블 카드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레어온(RAREON) 카드 사업에 제품별 시리얼 번호와 카메라 기반 인증, 블록체인 기록을 결합하는 구조를 도입할 예정이다. 발행량과 희소성, 보존 상태 및 소유권 이력이 가치를 결정하는 컬렉터블 시장의 특성상, 제품 정보와 거래 이력을 입증할 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상품을 포함해 스포츠 유니폼, 한정판 굿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기존에 추진해 온 실물연계자산(RWA) 사업과 정품 인증은 '실물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관리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부동산이나 실물 자산을 디지털 기록과 연결하는 RWA 과정에서는 자산의 실재성과 권리관계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펑크비즘은 자금 분리와 담보 신탁 등 거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와 특허 출원을 진행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개별 제품 단위의 인증 및 이력 관리로 기술력을 확장할 방침이다. 단, 정품 인증과 법적 소유권 증명은 별개의 영역이므로 서비스 설계 시 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체계 구축을 위한 과제
블록체인 정품 인증 시장의 남은 과제로는 디지털 기록과 실제 제품 간의 정확한 연결성이 꼽힌다. 블록체인은 기록 변조를 막을 뿐, 초기 입력 단계의 오류까지 바로잡아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행 단계의 검증력, 인증 수단의 보안, 소유권 이전 시의 확인 절차를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하며, 개인정보 보호와 운영 비용, 기존 유통망과의 연계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황 대표는 우선 컬렉터블 카드 분야에서 인증 구조를 구체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운영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다른 실물 상품군으로의 확장을 검토할 예정이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출처 확인에 대한 수요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기술 그 자체보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믿을 수 있는 검증 체계를 만드는 것이 펑크비즘의 궁극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