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 판단과 엄격해진 이민 정책이 원인
최근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과 정청래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거부 사태를 두고, 이를 한미 관계의 균열로 해석하려는 시각에 대해 민주당 측이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홍기원 의원은 30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안이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방문 거부가 아니라 비자 담당 실무자의 개별적 판단과 미국의 강화된 이민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이번 일이 자칫 한미 간의 큰 외교적 문제로 오해받을 수 있으나, 본질은 미국의 강력한 비자 및 이민자 관리 기조에 있다고 분석했다.
정청래 의원의 사례와 관련해 홍 의원은 과거 주한 미국 대사관 점거 농성 참여 이력을 언급하며, 미국 측의 비자 및 이민 정책이 매우 엄격해진 상황을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이 이민자 수용을 줄이고 학생이나 전문직 비자 발급도 대폭 축소하는 추세이며, 대사관 내 총격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과거 국정감사나 사적인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한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강화된 심사 기준에 따라 비자 발급이 보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비자 담당자가 정 의원의 과거 이력을 검토하며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고민을 거쳤을 것이라고 보았다.
국방부 협조에도 엇갈린 비자 심사 결과
진성준 위원장의 비자 보류 건에 대해서는 국방부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사안의 성격을 규정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진 위원장의 방문 목적은 하와이 소재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이었으며, 이미 미국 측 고위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까지 확정된 상태였다. 이는 미국 국방부가 해당 방문 계획에 대해 승인(OK)했다는 의미이므로, 미국 정부가 진 위원장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비자 발급은 국방부의 영역이 아닌 별도의 심사 담당자가 결정하는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진 위원장이 과거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되었던 이력이 미국 비자 담당자에게는 매우 중대한 범죄 기록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진 위원장 측에서 재판 기록 등의 영문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미비한 점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고위직과의 면담 일정이 잡혀 있으니 비자가 당연히 나올 것이라 예상했을 수 있지만, 미국의 비자 시스템은 담당자의 개별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작동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당내 대응과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
민주당 내부에서 미국 정부에 대한 항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홍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항의 의견을 낸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당내 대화방에서 상황의 전말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번 사안이 실무자의 판단과 정책적 기조에 의한 것임을 알리고 신중한 대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번 비자 보류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진 위원장의 비자 문제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 이민법의 철저한 집행과 비자 프로세스에 따른 합법적 이동 보장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적인 비자 신청 건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심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특정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