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결위 공청회서 기금 운용 두고 정면충돌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설치를 두고 여야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30일 국회에서 개최된 제439회 국회 정기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는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되었다. 야당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지출만 늘리는 행위가 결국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기금의 폐기를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와 재정 안정성을 위해 기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섰다.
민주당 “미래 세대 희망과 국가 재정 방어 수단”
더불어민주당의 정태호 간사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긍정적 평가를 인용하며, 미래대응기금이 재정과 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현 윤석열 정부의 재정 건전성 기조가 오히려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의 국가채무 증가가 그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박용갑 의원은 국민연금법상 18세에서 27세 미만 청년들에게 생애 첫 국민보험을 지급하는 내용을 언급하며, 458만 명의 청년들에게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 의원은 노르웨이의 사례를 들어, 유가 하락 시에도 안정적인 펀드 운용을 가능케 하여 국가 재정을 방어했던 기금의 효용성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예산 원칙 훼손 및 자의적 지출 우려”
국민의힘의 유상범 간사 의원은 행정부가 기금을 마치 쌈짓돈처럼 자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 의원은 국회의 통제가 불가능한 구조로 인해 예산총계주의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금을 쏟아붓기 위한 ‘머니 머신’으로 기금을 활용하려 한다며, 이를 ‘미래소멸기금’이라 규정하고 즉각적인 저지를 촉구했다. 이종욱 의원 또한 104조 원의 여유자금이 있는 기금을 운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106조 원의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모순을 지적하며, 결국 채무 발행을 통해 기금을 쌓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의견 엇갈려… 재정 건전성 vs 유동성 확보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견해도 극명하게 갈렸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호황기에 얻은 재원을 영구 자산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빚을 줄여 재정을 건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세수가 늘었음에도 채무를 늘리는 것은 재정관리 의무를 포기한 것이라며, 목적과 성과 관리가 미흡한 기금을 폐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옥동석 인천대 명예교수 역시 기금의 세입·세출 방식이 헌법적 원칙인 예산 총계주의를 위반한다고 보며, 국채 상환이 최선의 투자라고 평가했다. 반면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대규모 상환이 초래할 금융시장 불안과 연기금의 어려움을 우려하며, 기금이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데 적절한 선택이라고 보았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2026~2027년의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것이 기회를 살리는 방안이라며, 기금을 5~1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제도로서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