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주민들의 눈물 섞인 탈출
러시아의 점령 하에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올레시키 지역에서 수개월 동안 고립되어 있던 주민들의 대피가 시작됐다. 로이터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지적 휴전이 시행된 지 나흘째인 30일(현지시간)부터 일부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야나 란트라토바 러시아 인권위원은 이날 크름반도 아르미안스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인 드미트로 루비네츠 인권 옴부즈만과 함께 주민들이 대피용 버스 25대에 몸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루비네츠 옴부즈만이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마주한 올레시키 주민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인도적 지원과 이동 경로의 불확실성
올레시키 현지에는 식량과 의료품, 연료를 비롯해 위생용품 등 긴급 구호 물품의 반입도 병행되고 있다. 대피 현장에는 50명의 의료진이 투입되어 거동이 불편한 약자들을 위한 특별 지원을 실시하며, 반려동물을 동반하려는 이들을 위해 전용 우리도 마련된 상태다.
주민들의 이동 방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나뉘어 희망이 갈렸으나, 정확한 인원수나 현지에 남기로 결정한 인구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루비네츠 옴부즈만은 우크라이나로 가고자 하는 주민들을 돕기로 합의했으며, 러시아 측으로 이동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동일한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명시했다. 세르히 코레츠키 우크라이나 총리는 의회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행 주민들은 러시아를 거쳐 벨라루스를 통과한 뒤 키이우나 체르니히우 지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로를 설명했다.
지뢰 제거 중 발생한 인명 피해와 참혹한 고립 생활
구호 차량이 진입하기 전, 도로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었으나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 공병을 포함해 총 2명이 사망했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장악한 올레시키는 드미트로 강변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 양측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주민들은 극심한 고립을 겪어왔다.
그간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지뢰가 깔린 위험한 길을 통과해야만 했으며, 식량과 물이 부족해 야생 식물이나 비둘기를 잡아먹으며 버텨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이번 휴전은 수년 만에 헤르손 지역에 잠시나마 평온을 가져왔으나, 휴전 기간 중 러시아군이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향후 공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